한국 대표 주식 2톱이 모두 10% 가량 폭락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시총 상위 15개 종목들이 모두 7.5% 이상 폭락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8200원이나 가격이 내린 7만 1400원에 장을 마쳤다.


등락률로는 -10.3%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1만 7100원(9.87%)이 내린 15만 6100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코스피 시총 상위 15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히면 일부 바이오와 2차전지 종목을 제외하면 모든 종목이 7.5% 이상 빠졌다.


현대차가 8.2% 내렸고, 기아도 10.08% 내렸다.

KB금융신한지주도 각가가 7.69%와 7.53% 씩 주가가 내렸고, POSCO홀딩스도 11.78%나 내렸다.


주가가 이렇게 된 데는 미국 시장의 위기감 탓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에서 돈을 빼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급격한 매도세가 나온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528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2693억원을 순매도해서 낙폭을 키웠다.

반면 개인은 1조 6956억원을 순매수하며 폭락한 주식을 주워담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매가 투매를 낳는 수급 악재가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 정도까지 빠져야 하는게 맞나 싶을 정도 오늘 급락은 폭력적”이라고 했다.


이어 “앤 케리 청산 우려, AI수익성 우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라는 세가지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8월 말 잭슨홀 미팅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형 이벤트가 약 1달 동안 부재한 상황에서 ‘공백의 두려움’ 마저 시장에 주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매도가 커진 것은 미국 증시의 불안 때문이다.


미국에서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거품론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앤 케리 트레이드라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 통로가 좁아진 탓이다.

여기에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몇 가지 악재가 겹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밸류에이션 그 자체라고 평가된다.


미국 증시를 장기 시계열로 봤을 때 지금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고평가 구간에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나스닥이 1만 포인트를 처음으로 돌파한 것이 불과 4년여 전이다.


S&P500 지수도 2015년만 해도 1800포인트 대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과 같은 5000을 넘는 지수가 과연 적정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경우 4월 기준 PER이 62.04배이고, 배당수익률은 0.04%에 불과하다.

지금의 가격이 과연 적정한 것이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당시 2020년 3월 PBR이 0.67배까지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코스피 PBR은 대체로 0.86~0.87배에서 주가 하락이 멈췄다”면서 “2008년에 PBR저점은 0.89배, 15~16년 신흥국 위기 때 0.93배였던 만큼 이번에도 0.86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2400 초반을 바닥으로 계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5일 코스피는 8.77%가 내린 2441.55포인트로 마감했다.

낡폭은 234.64포인트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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