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이 크게 격화하면서 국내 석유주와 해운주가 들썩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일 한국석유는 장중 18.07% 오른 2만3850원까지 뛰었다가, 13.86%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31일에는 24.54% 상승 마감하는 등 일주일 만에 45.4%가 올랐다.


흥구석유도 장중 12.24% 상승해 2만450원을 터치했다가, 3.35% 오른 1만8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중앙에너비스(5.52%), S-Oil(0.74%)도 주가가 올랐다.


석유주가 오른 것은 중동 불안이 격화되면서 석유 공급망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최근 하마스를 이끌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며 정세가 악화되고 있다.


중동의 반이스라엘 연대 '저항의 축'이 보복을 예고하며 5차 중동 전쟁 위기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고조되자 지난달 31일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4.28달러 오르면서 배럴당 77.92달러를 터치했다.

국제유가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있었던 이후 가장 컸다.

다만 다음 날인 1일과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하방 압력을 거세게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WTI 가격은 전날보다 2.79달러(3.7%) 밀린 배럴당 73.5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2.71달러(3.4%) 떨어진 76.81달러로 집계됐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됐으나 실제 공급에 미치는 여파가 작다는 분석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거래 담당 수석부사장은 "시장이 실제 공급 중단은 없었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있다"며 "시장은 지정학 문제에서 벗어나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제조업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고용지표 둔화 등이 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덮으면서 국제유가는 한층 하방 압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원유 등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해 운송로 봉쇄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지정학 불안 요인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홍해 우회 항로 채택은 최소한 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과잉을 눈앞에 둔 현시점에서 홍해발 수혜 연장은 선사들의 재무적 체력을 비축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해운업종 단기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흥아해운은 일주일 새 33%, STX그린로지스는 22% 올랐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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