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눈에 띄지 않던 국내 바이오주들이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하반기 들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의 굵직한 종목을 비롯한 섹터주 대부분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검증이 부족한 소형 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첫날인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제약·바이오 관련주로 꾸려진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22.11%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유가증권시장의 바이오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의약품지수는 9.87% 떨어졌다.

코스피 200 구성 종목 가운데 제약·바이오주를 추려낸 코스피 200 헬스케어지수 역시 상반기 11.36% 하락했다가 하반기에 17.44% 치솟는 모양새였다.


특히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던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달 들어 고개를 들면서 '황제주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말보다 28.61% 오른 9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1.4% 늘어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가 치솟고 있다.


앞으로 주가가 6.95%만 오르면 황제주 기준인 100만원 고지를 돌파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미국에 출시한 신약 짐펜트라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등 호재에 힘입어 이달 19.91% 상승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스닥의 대형주 중심 상승세는 점차 중형주로 온기가 퍼지는 모양새다.

코스닥 150에 속한 대형 바이오 종목으로 이루어진 코스닥 150 헬스케어지수는 상반기에24.6% 오른 데 이어 하반기에도 15.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전체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코스닥 제약지수는 상반기 4.03% 오르는 데 그쳤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15.19% 올랐다.


바이오주는 자금 조달이 중요한 만큼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오는 9월로 임박하자 섹터 전반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제약사도 올해 2분기 호실적이 전망되면서 의료계 파업으로 인한 실적 우려를 해소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비만치료제 삭센다 등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해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향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생물보안법 통과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코스닥의 소형 바이오주는 지수의 상승세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코스닥 제약지수 구성 종목 37개 가운데 이달 들어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19개로 절반이 넘는다.

지수가 15% 넘게 오르는 동안 소형 종목 중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비율이 더 높았던 것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특례 상장 초기 기업이나 검증되지 않은 바이오 기업들이 금리 인하의 수혜를 받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석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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