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여행사들과 유통업체들도 당장 판매 중단에 나서면서 취소, 환불과 관련한 소비자 불편도 가중되는 모습인데요.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향후 대응 방안은 어떻게 되는 건지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유진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이번 사태가 어떻게 시작된 건지 정리 해주시죠.
【 기자 】
네, 이달 초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일 위메프에서 파트너사 500여 곳에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위메프 모회사인 큐텐은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라며 "7월 말까지 대금 지급을 순차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산 지연으로 피해를 본 파트너사들에 대한 보상안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약속한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판매자들의 불안이 커졌고, 이는 같은 계열사인 티몬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 앵커멘트 】
여행사와 유통업체들이 위메프·티몬 내 판매 중단에 나서면서, 소비자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이번 사태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행사나 호텔 등 일부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 구매를 취소하도록 안내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여행사들은 이틀 전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문제는 이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름휴가 시즌 예약한 항공권이나 숙박 등이 취소되는 등의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구매 취소 공지에 당장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이 취소됐다 등의 소비자 불만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한 소비자는 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는 여행사 안내를 받았는데, 취소 및 환불 접수는 위메프에서 받으라고 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습니다.
이와 관련 소비자 단체 담당자 이야기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정수 / 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입점 판매자들이 문제가 되는 피해를 소비자한테 전가하고 있는 거거든요. 계약 사항을 정확하게 이행하고, 티몬과의 관계는 소비자는 관련 없잖아요. 소비자한테는 해야 할 의무를 다해야죠."
여행사들은 위메프와 티몬에 정산 대금을 내일(25일)까지 입금하라고 내용증명을 보낸 상황으로, 조만간 명확한 취소·환불 기준을 발표할 전망입니다.
당장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은 여행사들의 매출 피해도 예상됩니다.
잠시 여행사 관계자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여행사 관계자
- "티몬과 위메프에서 정산되지 않은 금액의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뿐만 아니라 여행업계의 피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하자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해 있던 대형 유통사도 차례로 발을 빼고 있습니다.
롯데쇼핑, 신세계 등 유통기업이은 물론
현대홈쇼핑, CJ온스타일 등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들도 판매 게시글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티몬·위메프와 거래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 PG 업체도 거래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로는 티몬·위메프에서 결제가 불가능하고, 할인 상품권 판매도 막힌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모회사인 큐텐의 유동성 부족 등 '자본 악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요?
【 기자 】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모기업의 자금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잠시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정희 /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큐텐이) 연이은 인수 합병이 있었는데 아마 무리한 확장이 아니었나 싶고, 이렇게 자금난으로 문제가 생기면 이제 공급업체는 지급을 못 하는 거죠.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에…."
큐텐은 G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지난 2010년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전자상거래 업체로, 여러 이커머스 인수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큐텐은 2022년 9월 티몬에 이어 지난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 4월 위메프, 올해 2~3월 각각 위시와 AK몰을 잇따라 사들였습니다.
현재 거래액은 7조 원 이상, 입점 판매 업체는 6만 개, 일 거래액은 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이커머스의 경우 정산과 대금 보관, 사용 등에 관련한 법 규정이 따로 없는데,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산까지 최대 두 달가량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이를 인수대금에 썼을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큐텐은 티몬과 인터파크쇼핑, 위메프 인수에만 6천억 원을, 위시 인수에는 2천3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커머스 정산 주기와 대금 보관 방식, 규모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유동성이 막히면 다시 정산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빠른 대처가 필요해보이는데요.
위메프와 티몬의 향후 대응 방안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위메프와 티몬은 8월 중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제3의 금융 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안전하게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전체 결제 대금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지급 일자 또한 크게 앞당겨 빠르면 주간 단위 정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티몬은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들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업계에선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결제 추정액을 근거로 추산할 때 피해 규모는 최소 1천억 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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