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라보는 눈빛 바뀌려나”...SK주유소 30곳 매각나선 SK리츠

SK에너지 주유소 전경[사진 출처=SK리츠운용]
SK리츠가 서울 수도권과 지방 주유소 매각에 나선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리츠운용은 보유하는 SK에너지 주유소 매각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부동산 컨설팅펌 등에 전날 발송했다.


SK리츠가 현재 보유한 SK에너지 주유소 자산은 114개다.

서울 수도권과 지방에 있는 주유소들로 그중 현재 30여개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SK리츠는 2021년 상장 당시 SK에너지 주유소와 SK서린빌딩을 담고 있었다.

SK그룹의 우량 부동산 투자, 리벨런싱이 진행되면서 추가로 종로타워, SK-U타워,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등을 포함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편입 당시엔 주주들의 큰 반발을 샀다.

상장리츠 중 산업시설 투자가 처음이었는데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불확실한 자산을 편입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반전 있는 평가가 나왔다.

편입 이후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자산 규모까지 확대돼서다.


SK리츠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으로 국내 상장리츠 중 가장 크다.

지난 1분기 기준 SK리츠의 임대수익은 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주당 배당금은 66원으로 연환산 시가배당률 6.44% 수준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사진 출처=SK리츠운용 홈페이지]
업계에선 SK리츠가 매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매각 대금을 담보비율 만큼 상환한 후 차입금 추가 상환, 우량자산 재투자, 주주환원 등에 고루 쓸 것으로 보고 있다.


SK리츠는 그간 SK그룹의 리벨런싱 자산 유동화 창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매각 등을 통해 우량자산 투자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바뀌길 시장은 기대한다.


2021년 7월 SK리츠 편입 당시 SK에너지 주유소 전체 자산 매입가액은 7664억원이다.

이후 자산가치가 올라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의 가치평가액은 9085억원이다.


시장에선 매각 대상인 주유소들의 예상 매각가를 총 1000억원대 초중반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가 마스터리스(책임 임차)하고 있는 만큼 활용 가치가 우수한 편이라고 평가받는다.


올초 진행한 기업투자설명회(IR)에서 SK리츠는 주유소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우량 자산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약 1조원 규모의 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하는데 SK리츠는 지난 5월 발행한 회사채 2400억원 중 1600억원을 SK서린빌딩 담보대출 상환에 썼다.

아울러 SK서린빌딩, 주유소 자산을 담보로 대주단으로부터 약 8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재조달했다.


지난해에도 부산 소재의 돌고래주유소, 경남 창원 소재의 SK자은셀프주유소를 약 377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157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는데 거래비용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특별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시장에선 SK리츠의 새로운 시도를 시작으로 투자자들이 대기업 리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길 바란다.

그간 대기업들이 유휴 부동산 자산을 싼값에 리츠에 넘기곤 했는데 SK리츠의 자산 매각이 전체 리츠업계의 주주환원 확대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유소 매각이 추진되면 SK리츠는 특별배당으로 처분 이익을 일시 소진하기보다 예측 가능한 배당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적의 현금흐름 전략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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