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발 훈풍에…하이닉스도 '시총 200조' 청신호

대만의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 TSMC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6월 매출을 발표한 영향으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6월 TSMC 매출은 전년 대비 33% 늘었다.

SK하이닉스도 0.84% 오르면서 역사적 최고가를 다시 썼다.

SK하이닉스는 장 마감 직전 옵션만기일 효과로 24만8500원까지 올랐던 상승폭을 반납하며 24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TSMC는 3.54% 상승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TSMC 매출을 통해 급증하는 반도체칩 수요가 확인되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42% 상승했다.

지수 주요 종목에 해당하는 엔비디아(2.7%), AMD(3.9%) 등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도 4% 상승했다.

반도체 중소형주 중에서는 컴퓨팅 메모리 회사인 스마트글로벌홀딩스가 흑자 전환과 긍정적 가이던스 발표로 하루 만에 주가가 26.27% 급등했다.

오는 18일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TSMC뿐만 아니라 25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가격 회복에 따라 재고평가 충당금 환입으로 영업이익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일각에서는 현재 175조원인 SK하이닉스 시총이 14% 올라간 2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높아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점유율이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1일 SK하이닉스 주가는 24만1000원인데, 신한투자증권에서는 목표주가를 31만원까지 높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TSMC와 손잡고 차세대 제품인 HBM4를 개발해 2026년 양산하겠다고 밝혀 HBM 주도권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당겨지면서 HBM3E 납품 효과도 예상보다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5조2000억원인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최근 5조4000억~5조6000억원까지 올라간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기저효과와 HBM 3E 8단 공급 개시로 경쟁 업체들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3분기 HBM3E 8단 물량이 본격화하며 D램 평균판매단가를 올리면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한 외국인들은 4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다.

특히 수출입 데이터를 볼 때 SK하이닉스가 HBM 패키징을 위해 TSMC에 수출한 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TSMC의 2분기 매출 증가 효과를 SK하이닉스도 공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서 생산된 HBM은 GPU에 탑재되는 최종 패키징(CoWos)을 위해 TSMC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