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밸류업' 정책 덕택에 올해 2분기 반짝 상승했던 중국 펀드 수익률이 최근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생각보다 더딘 경제 회복이 발목을 잡은 탓인데, 증권가에서는 오는 15일 개최되는 중국의 경제 정책 회의인 '3중전회'가 향후 중국 증시와 펀드 수익률 향방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주식형 펀드 198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4.38%에 그쳤다.

올해 들어 내내 부진하던 중국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지난 4월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인 '신(新) 국9조' 발표의 영향으로 5월 말에는 최대 7.66%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호재가 나타나지 않고 발표된 경기 관련 지표가 저조하자 증시 역시 하락 전환했고, 그 결과 펀드 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자금도 빠져나가는 추세다.

지난 8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7조4108억원으로, 한 달 전 7조6429억원보다 2321억원 줄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15일 열리는 3중전회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재료가 될 가능성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중전회는 경제 관련 주요 정책사항을 결정하는 회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중전회는 보통 짝수 기수에 경제체제 개혁과 관련된 전반적인 계획을 다룬다.

이번 회의 기수가 짝수인 20기에 해당하는 만큼 중국식 현대화 건설 추진, 민생 개혁을 통한 내수 확대, 세제 개혁 등 굵직한 안건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중국식 현대화 건설과 관련해 이번 3중전회에서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함께 중장기 경제 성장을 책임질 신규 업종 육성 계획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에서는 소비세 개혁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앞서 연초 중국 정부예산보고서에서는 소비세 개혁 추진과 부가가치세 제도 보완 계획이 언급됐는데, 이와 관련해 현재 담배와 주류 등만 포함되는 소비세 적용 상품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소비세는 지방정부 세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침체로 주요 수익원을 잃어버린 지방정부를 살리기 위해 소비세 세수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세 관련 논의는 중국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소비세 개혁에 대한 기대에 중국 최대 면세점 사업자인 CTG면세점 주가는 전일보다 가격 제한폭(10%)에 가까운 9.98%나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확대된 중화권 증시 변동성이 3중전회 개최를 앞두고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개혁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3중전회에 이어 이달 말 열리는 중앙정치국 회의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현재 중국 정부가 실행 중인 정책에 대한 미세 조정과 추가적인 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인 만큼 증권가에서는 회의 결과가 향후 중국 증시 움직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