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코스피를 믿니”…지수 올라도 하락에 5000억 넘게 몰빵한 개미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스피가 2870선을 돌파하며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개인투자들의 국내 증시를 향한 불신은 여전한 모양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대거 담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일까지 최근 한 달 사이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5355억원 어치 순매수 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기간 순매수 2위를 기록한 TIGER 미국S&P500 순매수 금액이 198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개인 투자자의 곱버스를 향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행보도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기관은 KODEX 레버리지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각 3633억원, 1161억원 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코스피가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나고, 1% 상승하면 2%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수 하락분의 2배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곱버스(곱하기+인버스)라고도 불리지만 변동성이 높아 고위험 상품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KODEX 레버리지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각각 코스피200 지수를 2배,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개인의 곱버스를 향한 사자세를 두고는 마치 홀짝 게임처럼 지수가 오르자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일 코스피는 2857.76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이달 들어 2.14% 상승했다.

지난 5일에는 장중 2871.96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지수가 지난 2022년 이후 2년 5개월 여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단기 고점에 다다랐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지수 전망을 두고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최근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코스피가 3150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3100선, 3000선까지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코스피 발목을 잡았던 달러 강세는 진정되고, 채권 금리 하향 안정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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