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모녀 경영진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자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크게 올랐다.

기존 경영진의 복귀와 함께 경영진의 상속세 납부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며 ‘오버행(대량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전 거래일보다 6.58% 오른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장 초반 한 때 전 거래일 대비 13.80% 오른 3만54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인 444만4187주(6.5%)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 임 부회장은 장녀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다.

양측은 이 같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계약을 체결했다.


세 사람은 직접 보유한 약 35% 지분 외에도 직계가족과 우호 지분까지 더해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하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모녀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 지분은 약 19% 수준이다.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마련해 그동안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오버행 우려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지난 3월 OCI그룹과 수평적 통합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불발됐다.

당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내이사가 추천한 이사 5명이 선임되며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당시 형제들 편에 섰던 신 회장이 이번에 입장을 바꾸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마음을 돌린 데는 임종윤·종훈 사내이사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이후 상속세 체납 등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커지면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급락해 신 회장의 지분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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