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한투운용 배재규 "세상은 기술주가 지배…테크기업 투자해야"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CEO 오늘

한국투자신탁운용 배재규 대표는 10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액티브' 'ACE구글밸류체인액티브' 등 4종의 빅테크 액티브 ETF를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빅테크 대표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애플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각각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국내에서 출시되는 것입니다.

이들 ETF는 25% 수준으로 각 대표기업 비중을 담고 나머지 약 75%는 대표기업과 함께 동반성장할 밸류체인 기업을 선별해 투자합니다.

액티브 운용으로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트렌드를 포트폴리오에 빠르게 반영할 계획입니다.

대표기업은 AI 클라우드(구글), 생성형 AI(마이크로소프트), 온디바이스 AI(애플), AI 반도체(엔비디아) 등 AI 산업 분야에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기업들로 선별했습니다.

지난해 5월 상장한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까지 더하면 한투운용은 이른바 미국의 대형 기술주 7종목을 일컫는 '매그니피센트 7' 중에서 5개 종목에 대한 미국 기술주 밸류체인 ETF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사로 나선 인사들은 일제히 빅테크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은 인사말에서 "2000년대 이후 인터넷 보급이 보편화되고 세상이 제조업 시대가 아니라 테크 시대로 바뀌었다"며 "신규 상장 ETF의 대표기업 4개가 현재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 기업들에 기복이 있을지 모르지만 당분간 이들 회사가 세상을 지배할 거라는 데엔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테크투자에 답이 있다"며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생각하고 긴 호흡으로 미래 성장이 지속될 거로 생각되는 산업, 테크 기업에 장기투자하시라"고 권했습니다.

애덤 시셀 미국 그래비티캐피털자산운용 대표는 "진심으로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고 믿는다"며 빅테크는 고평가돼있다는 기존 가치투자 원칙에서의 관점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셀 대표는 "피터 린치(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가 1990년도에 책을 썼을 당시에는 전세계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IBM, 일본 NEC만이 테크기업이었지만 2021년에는 10개 중 8개가 테크기업"이라며 최근 빅테크가 산업과 경제를 주도하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1997년 기업공개(IPO) 이후 아마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11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평균(22배)보다 비쌌다"면서 빅테크 기업의 PER이 높게 형성되는 이유로는 제조업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던 시절에 정립된 회계 기준(미국의 경우 GAAP)이 테크기업의 '어닝파워'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만 시셀 대표 역시 모든 기술주에 대한 무조건적 투자를 경계하며 이른바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지 못했다면 테크 기업이라도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에서의 빅테크 투자를 향한 열기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홍우선 코스콤 대표와 조웅기 전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엄태종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 한국대표 등 금융투자업계 인사들도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 '빅3'목표를 향해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배 사장은 취임 2년3개월여 만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사업을 눈에 띄게 키우면서 3위 KB자산운용을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2023년 말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4.8%)은 KB자산운용(8.0%)과 점유율이 3.2%포인트 차이가 났는데 절반(1.6%포인트)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3년에도 ETF 순자산이 93.8% 증가해, 같은 기간 국내 전체 ETF시장 성장률 54.2%와 비교해 2배 가량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국내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중견, 중소 운용사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신한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23일 기준 시장 점유율이 모두 2%대로 5~7위 중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 사장 취임 첫 해인 2022년 말(3.88%)과 비교해 2년여 만에 ETF 시장 점유율을 2%포인트 넘게 높였습니다.

또 업계 5위인 신한자산운용(4조1776억 원, 2.8%)과 순자산 규모를 2배 이상 벌리면서 빅3로 가는 길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배재규 사장의 역량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배재규 사장은 2002년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할 때 국내 첫 ETF 상품을 출시해 '국내 ETF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그 뒤로도 아시아 최초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ETF시장을 선두에서 이끈 주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배 사장은 2021년 말까지 20년 넘게 삼성자산운용에서 일하다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올랐는데 취임 때부터 ETF를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배재규 사장은 취임 첫 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브랜드부터 바꿨습니다.

배 사장은 당시 ACE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만들기 위한 기본적 출발점은 ETF의 성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를 최고의 에이스이자 최고의 고객 전문가로 만들기 위해 ETF 브랜드 이름을 ACE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에는 2차전지, 인공지능(AI) 반도체, 미국 장기국채 등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영역에서 ACE 브랜드의 확실한 인기상품들을 만들었습니다.

배재규 사장은 올해 들어서도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ETF컨설팅본부로 바꾸고 본부 산하 마케팅부서를 2개 부서로 확대개편하면서 시장 경쟁을 위한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고 있습니다.

배 사장은 2023년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 상장 기자간담회, 올해 3월 '2024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 등에도 직접 참여해 시장, 투자자와 소통을 늘리면서 ACE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삼성자산운용 ETF 시장 독점 논란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최초로 ETF를 출시한 뒤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시장 내 우월적 지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성장하자 일각에서 독점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배재규 사장은 2013년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도 한 회사가 70~80% 독점 체제로 가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한 회사가 점유율이 높으면 오히려 보수를 낮추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삼성자산운용도 광고 등에 더 이상 투자할 필요가 없다면 당연히 보수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오기 위해 보수 인하 경쟁을 했고, 업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책정하고 있었던 삼성자산운용도 2013년에 보수 인하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자산운용이 선제적으로 보수를 낮추지 않는 한 후발주자들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0 ETF'의 보수를 연 0.35%에서 0.26%로 0.09%포인트 인하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운용사들에 비해 최대 0.19%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배재규 사장은 "아직은 ETF 시장을 개척하는 데 더 투자해야 하는 시기"라며 "더 다양한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자산배분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후 2016년에 'KODEX200 ETF'의 보수를 0.26%에서 0.15%로 인하함으로써 보수 인하 경쟁을 재점화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학력/경력

학력 : 1980년 서울 보성고등학교 졸업
1985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7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 취득

경력 : 1989년 한국종합금융 증권신탁부 입사
1995년 SK증권 국제영업부 자산운용팀장
2000년 삼성투자신탁운용 코스닥팀장
2002년 삼성투자신탁운용 인덱스운용본부 부장
2007년 삼성투자신탁운용 ETF운용팀장
2008년 삼성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 상무
2013년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총괄 전무
2017년 삼성자산운용 채권·패시브·해외투자·자산배분운용총괄 부사장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


▲어록

"제가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는데 우리 동네에서 우리 집이 제일 부자였단 말이에요. 우리 집 건너편에 논이 큰 게 하나 있었는데 거기가 못자리(볍씨를 뿌려 모를 기르는 곳)였어요. 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나가서 학교 가는 시간에 씨름을 시켜요. 저는 아직 입학도 안 했는데. 학교 가는 형들을 붙잡고요. 나보다 큰 형들이랑 씨름하던 버릇이 남아서 포기를 몰라요."

"남들은 몸이 좀 아프고 그러면 일이나 돈이 다 무슨 소용인가 한다지만, 저는 반대로 내가 그렇게 고생했는데 뭔가는 이뤄야겠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잘 살아야겠다고. 악착같이. 남산길을 걸으면서 계속 그런 의지를 다졌어요."
(2023년 4월 4일, 아시아경제 인터뷰)

"위기를 피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주가 그래프를 쭉 그려보면 중간중간 움푹 파인 구간이 있다. 주가가 크게 빠졌다가 반등한 구간인데, 주가가 내려가기 전에 미리 팔고 투자 수익을 낸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다. 애초에 적당한 종목에 분산해 투자하고 파인 구간에서 일부를 버리더라도 남은 것들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2023년 1월 30일, 이코노미조선 인터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본이 되는 것은 데이터와 에너지다. 가령 기후변화로 인해 기업들이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이처럼 테마가 각광받고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또한 앞으로 데이터 관련 ETF도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이고 이 같은 테마형 ETF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2021년 10월 3일, 매일경제신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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