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가 연초 급락세를 딛고 지난달 이후부터 상승 랠리를 나타내며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3일 ELS 주요 손익분기점 중 하나인 지수 6500선을 돌파함에 따라 현 주가지수 수준만 유지되도 향후 손실예상액이 연초 추정치의 약 40%인 8700억원 가량 줄어든다.

특히 7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고객의 경우에는 손실 없는 상환을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편 ELS 손실 고객들이 은행으로부터 배상받는 금액은 주로 손실액의 30~60%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별 대표 손실 사례를 취합해 대표 배상률 가이드라인을 오는 13일에 내놓을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등 6개 은행의 홍콩 H지수 지수대별 ELS 손실 예상액 시뮬레이션 결과를 취합한 결과 홍콩 H지수가 지금과 같은 6500을 유지할 경우 5월 이후 예상손실액은 1조321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 이후 만기 도래분은 ELS 모두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예상 손실 규모는 지난 2월 말 시뮬레이션 추정치 대비 절반 가까이 낮아진 숫자다.

지난 2월 말 홍콩H지수가 5700을 유지할 것을 가정하고 집계했던 5월 이후 손실액은 2조1948억원이었다.


ELS 상품은 주가지수의 방향성에 따라 손실액이 확정돼 상품 종류에 따라 만기 때 지수가 가입 당시 지수의 65~70% 이상이 돼야 원금을 보전받는다.

홍콩 H지수의 상승으로 예상 손실액이 줄어들고 있는데, 앞으로 지수가 계속 오른다면 손실액은 더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


홍콩 H지수가 4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랠리를 나타냄에 따라 아직 만기가 남아 있는 ELS 투자자들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홍콩 H지수는 올해 1월 4900선까지 떨어져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3일 6500선을 회복했다.


만약 홍콩 H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 7000선까지 오른다면 5월 이후 손실 규모는 더 줄어들어 7095억원이 된다.

이는 지금의 지수 수준이 유지될 때보다 손실액이 46%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지수가 다시 떨어져 6000이 되면 손실액은 1조7810억원으로 6500일 때보다 35% 불어나고, 10월 만기 도래 ELS까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반면 이미 만기가 도래한 ELS 고객들의 손실은 3조원에 육박했다.

시중은행 6곳에서 이달 2일까지 확정된 고객 손실액은 총 2조9204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 손실액은 올해 2월까지 9300억원대였던 것이 두 달 새 2.5배 넘게 뛰었다.

이 같은 고객 손실을 두고 판매사인 은행과 고객 간 배상 비율에 대한 '대표 가이드라인'도 조만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주요 판매은행의 대표 사례 각 1개에 대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투자자 배상 비율을 정할 예정이다.

대표 사례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닌 일반적인 판매 사례를 선정해 배상 비율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전망이다.

고객 배상 비율은 은행별로 기본배상 비율이 20~30%로 정해지고, 여기에 투자자에 따른 가산·차감 요인을 더해 정해진다.

대표 사례 배상 비율은 30~60% 범위 내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홍콩 H지수 상승세로 향후 만기 도래분에 대해 고객 손실이 줄고, 은행의 배상액도 줄어들 전망이지만 은행들은 계속해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은행 등 주요 판매사에 검사에서 드러난 판매 시스템 부실과 고객 보호 관리 체계 미흡 등의 내용이 담긴 검사의견서를 보냈다.

이에 판매사들은 소명을 위한 의견서를 현재 작성 중인데, 금감원은 답변서를 받는 대로 이를 검토한 뒤 제재 조치안을 작성해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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