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에는 'Sell in May' 즉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란 오랜 격언이 있다.

5월엔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6~7월 '서머랠리'로 반등한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국내외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키움증권이 2000년 이후 코스피 월별 평균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5월은 0.2%로 6월(-0.4%)보다 양호했다.

또한 2·8·9·10월보다 높았다.

5월에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인다는 통계적 속설이 유효하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코스피가 4월 후반 들어 상승으로 반전됐다는 점도 5월에 대한 기대감에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1940년 이후 S&P500 지수를 분석한 결과, 4월에 하락하면 5월부터 7월까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1%가량 상승했지만 지난달에는 1.99%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값 약세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되는 등 경기 호조가 이어지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성장 흐름 속에서 원화 약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고환율은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속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나 증시 기초체력(펀더멘털)과는 관련이 적다.


수출 회복을 이끌고 있는 업종은 단연 반도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6.1% 늘어났다.

3월 증가폭이었던 35.7%보다 개선된 실적이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 자동차, 화장품 등 주력 업종들이 고환율 효과를 누렸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올 1분기 발표된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실적은 지난달 말 기준 시장 전망치를 16.8%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6개월 연속 코스피 순매수를 이어왔다.


시장 눈높이도 높아지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라 265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4.7% 오르는 실적이다.

5월에도 실적 발표가 이어지기 때문에 실적 회복이 두드러지는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실적이 개선되는 구간에서는 특히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적이 좋아지면 기업의 배당 기대도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이 2021년 실적 개선 기간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 당시 코스피가 6% 하락하는 동안 고배당주는 30% 올랐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코스피가 2.2% 하락했지만 고배당주는 1.3%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향 수요로 이익 모멘텀이 호전되는 반도체, 화장품과 밸류업 프로그램 연속성을 고려한 자동차, 은행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 시 매수 기회로 삼는 'Sale In May'로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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