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사가 터놓은 불편한 진실…“의사 늘려도 실손 방치하면 아무 소용없어”

어느 의사의 씁쓸한 토로
“실손 빼먹기가 주요 소득원 돼
구조적 왜곡 뜯어고치지 않으면
의사 늘려도 돈되는 과로 갈것”

“실손의료보험이 유발하는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는 의사 증원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정형외과 전문의 A씨는 의료시스템을 바로 잡기 위해 실손보험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과잉진료나 의료쇼핑을 통해 이른바 ‘실손보험 빼먹기’가 벌어지면서 의원·병원의 주요 소득 수단이 됐고, 이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인력이 빠져나가게 해 의료대란의 원인 중 하나인 ‘의료 편중’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A씨는 이런 비판에 동의했다.


A씨는 전공의들이 전문의 수련을 포기한 채 피부·성형외과 같은 분야에 취직하거나 개원하는 현상을 언급하며 “(의료시스템을 바로 잡지 않으면) 아무리 의사수를 늘려도 결국에는 돈이 되는 쪽으로 인력이 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씨는 비급여 항목에 실손보험을 활용하는 행태도 지적했다.

그는 “몇 번의 도수치료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데, 실손의료보험 한도에 맞춰 10회씩 미리 끊어 결제하는 병원들이 있고 이는 의료비 과잉지출”이라며 “이런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잡기 위해서 실손보험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국내 의료현장에서 정말 터무니 없는 비급여 진료가격들을 봤다”며 “낮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수가를 보상받기위해 짧은 시간의 진료로 다수의 환자를 내원하게 하는 박리다매식 병원 진료형태가 일상화 돼 있고, 정부의 통제가 없는 비급여 항목이 이를 떠받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관리를 받는 급여와 달리, 비급여 항목은 병원별로 가격편차가 크다.

심평원에 따르면 2006년 급여에서 비급여로 전환한 증식치료(염증반응을 통해 조직을 증식하는 치료)의 경우 동네의원급인 1차병원에서 최저 100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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