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부진한데 중국은 잘나가네…성적 엇갈린 2차전지주, 왜?

LG엔솔·삼성SDI 올 10%대 뚝
깜짝 실적 CATL은 34% 올라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업황이 둔화하며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2차전지 제조사들의 주가는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며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제조사인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는 연초 이후 이날 까지 각각 33.90%, 15.06%씩 상승했다.

반면 국내 대표 2차전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가 같은 기간 주가가 12.57% 내린 것을 비롯, 삼성SDI, SK이노베이션도 각각 10.06%, 19.9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상승은 실적 개선세를 반영한 움직임이다.

CATL은 2023년 한 해 전년 대비 매출이 22%, 순이익은 43%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2차전지 마진은 전년 대비 17.9% 증가해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2022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 BYD는 수년째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1위 업체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BYD의 전세계 판매량은 테슬라의 약 1.5배에 달하고, 중국 내 판매량은 3~4배에 이른다.

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19%씩 증가하는 등 실적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다.

반면 국내 2차전지 업체는 계속되는 수요 부진으로 실적 하락세를 겪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 하락했다고 발표했으며, 같은 기간 삼성SDI 역시 증권가에서 39% 내외의 영업이익 하락률을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의 흑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이 1분기에도 3315억원 적자를 냈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최근 타사 대비 유사한 성능에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높여 가고 있다.

가령 국내에서 보조배터리·스마트폰 등으로 잘 알려진 전자제품 업체 샤오미는 올해 전기자동차 ‘SU7’을 공개하며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연간 주가상승률이 12.66%에 달했다.

SU7은 주행거리 700km, 출력 295마력의 고성능에도 가격이 22만위안(약 4170만원)에 불과해 전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 역시 옵션에 따라 CATL 또는 BYD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샤오미 전기차의 스펙은 중국 특유의 과장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가성비가 높다”며 “의미 있는 전기차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