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소비 부진으로 예상보다 크게 둔화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회의론이 힘을 얻으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를 돌파했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1.6%라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2.5%)나 다우존스(2.4%) 전망치를 1%포인트 가까이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3.4%)과 비교하면 1.8%포인트나 둔화했다.

아울러 2022년 2분기(-0.6%)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미 상무부는 1분기 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 소비지출, 수출 그리고 정부지출 등이 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경우 올 1분기 2.5% 성장해 전 분기(3.3%)보다 눈에 띄게 후퇴했다.


미국의 분기 GDP 성장률이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것은 202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미국 잠재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을 1.8%로 제시했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수정치·확정치 등 3차례로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한편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올 1분기 전 분기 대비 3.7% 상승해 블룸버그 전망(3.4%)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2.0%)를 크게 상회했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 수준인 2%와 차이가 컸다.

PCE는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표로 기준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고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운 지표가 발표되자 시장은 가라앉았다.


S&P500지수는 발표 전 -0.7%에서 발표 후 -1.2%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0.07%포인트 급등한 4.72%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06%포인트 상승해 4.99%에 거래되며 5%에 육박했다.


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성장률이 소비 위축으로 앞으로 더 둔화될 전망"이라며 "총수요가 둔화돼도 연준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2% 목표 도달의 길은 한참 멀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9월 단 한 차례 가능성이 가장 유력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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