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 ‘구리 공룡’ 탄생?…BHP, 앵글로 아메리칸 지분 인수 제안

세계 3위 구리 광산회사 BHP
경쟁사 지분 100% 인수 도전
합병시 전체 채굴량 10% 차지

지난해 기준 구리 생산량 세계 3위(122만톤)에 오른 광산 회사 BHP의 로고. [사진=로이터연합]
세계 구리 시장에 압도적 시장 점유율의 ‘구리 광산 공룡기업’이 탄생할 지 주목된다.

세계 3위 회사가 6위 회사에 지분인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국제 구리 가격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올들어 연일 급등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구리 생산량 세계 3위(122만톤) 광산 회사인 BHP가 세계 6위(83만톤) 광산 회사인 영국의 앵글로 아메리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앵글로 아메리칸은 BHP로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남아프리카 백금·철광석 사업부문을 먼저 분사하는 조건으로 회사 전체 지분에 대한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앵글로 아메리칸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BHP의 합병 제안을 검토 중이며 인수가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된 앵글로 아메리칸의 주가는 전일 대비 4.45% 오른 2205파운드(약 37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앵글로 아메리칸의 시가총액은 282억4000만파운드(약 48조4918억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몇 년간 기업 합병에 대한 의지를 키워온 마이크 헨리 BHP 최고경영자(CEO) 아래 회사가 빅딜로 복귀하는 것을 뜻한다”며 “앵글로 아메리칸과 합병은 에너지 수요 급증에 앞서 세계 최대 구리 채굴업체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제프리는 앵글로 아메리칸의 예상 인수가를 최근 주가에 2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 426억달러(약 58조551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앵글로 아메리칸은 중국 내수침체로 구리 가격이 하락하고, 인도네시아산 니켈 공급 과잉, 전기차 수요 둔화로 리튬 가격 급락 등 복합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띄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배당금을 삭감하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WSJ에 따르면 앵글로 아메리칸은 지난해 다이아몬드, 니켈, 백금 등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띄면서 이익이 2022년 4월 이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증시에 상장된 앵글로 아메리칸 플래티넘(백금 광산회사), 쿰바 철광석, 드 비어스(다이아몬드 광산회사)의 대주주다.


그러나 올들어 구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앵글로 아메리칸의 기업 가치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24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톤당 9655달러로 연초(8441달러) 대비 10% 넘게 오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됐던 2022년 상반기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구리 가격은 당분간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팬데믹 시기 공급망 충격과 우크라이나 전쟁발 원자재값 급등 외에도 전기차,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전환 수요와 AI 붐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까지 오를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리오 틴토, 글렌코어 등 글로벌 대형 광산 기업들은 남미에 대규모 구리 광산을 보유한 앵글로 아메리칸을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여겨 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에 성공하면, 합병 회사는 향후 전 세계 구리 광산 채굴량의 약 10%를 차지하게 된다.

주요국 반독점금지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앞서 BHP는 지난해 구리 광산 업체 오즈 미네랄(OZ Minerals)를 약 64억달러에 인수하는 동시에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전통 화석연료 관련 자산은 매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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