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느니 차라리 아파트 월세 산다”…공포심 확산, 서울 빌라 전세 비율 역대 최저

서울 빌라 전세 비율 역대 최저
전세사기·공시가 하락이 부추겨

서울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임대차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빌라촌 전경 [이승환 기자]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 이후 비(非)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거래량이 줄면서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실제 올해 1분기(1~3월)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5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의 주택(아파트·빌라·단독) 전월세 거래 12만3669건(전세 5만7997건·월세 6만5672건)으로 나타났다.

전세 비율이 46.9%로,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의 주택 전세 비율은 2020년 61.6%였지만 2021년 58.0%, 2022년 50.3%, 2023년 47.6%로 반등 없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3월 계약분 실거래 신고 기한(30일)이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전세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빌라와 단독주택의 월세 거래는 늘어나고 있다.

1분기 서울 지역 빌라와 단독주택의 전월세 거래 6만6170건 중 전세는 2만4002건(36.3%), 월세는 4만2168건(63.7%)으로 전세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동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 비율은 59.1%로 1년 전(57.5%)보다 오히려 늘었다.

유독 빌라 임대차시장에서만 전세 거래가 줄고 월세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빌라를 고리로 한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공시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비아파트 임대차는 전세금반환보증이 필수라 전세보증 기준이 시장 가격으로 굳어져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곧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전셋값 하락분만큼 이를 월세로 돌리는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신축 빌라는 보증금을 확 낮추고 월세를 높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월 100만원 이상 빌라 월세는 올해 1월 923건으로 지난해보다 15.1% 늘었다.

이 금액대 월세는 2020년 175건에서 2021년 225건, 2022년 495건, 2023년 802건으로 매년 급증 하다 올해 처음으로 900건을 넘긴 것이다.


아울러 전세사기와 역전세 여파에 따른 잇단 전세 보증사고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빌라와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주택 수요자들이 사고 비율이 높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으로 작년 1분기(7973억원)보다 80%(6381억원) 늘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비아파트의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택 임대차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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