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잘나가는 넷플릭스, 한국서는 '조세불복'…국내 OTT 시장 향방은?

【 앵커멘트 】
국내 OTT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서 조세불복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송 규모는 780억 원에 달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넷플릭스가 지난 2021년 과세당국으로부터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하고도 불복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국세청이 넷플릭스의 법인세가 매출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는 점을 발견하고 세금을 추징했는데, 넷플릭스가 이에 불복한 겁니다.

넷플릭스는 2023년 회계연도 기준 36억 1천754만 원을 법인세로 지출했습니다.

국내 매출액이 8천233억 4천278만 원이라는 걸 고려하면 매우 적은 금액인데요.

네이버가 법인세로 4천963억 7천855만 원, 카카오가 1천684억 2천876만 원을 납부한 것과도 확연히 대비되는 금액입니다.

이렇듯 넷플릭스가 소액의 법인세만 부담해 온 이유는 넷플릭스의 사업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넷플릭스 본사에서 멤버십을 구매해 국내 이용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쉽게 말해 한국법인은 본사와 유통계약을 맺은 대리점 역할을 맡고 있고, 매출의 대부분을 본사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는 건데요.

넷플릭스는 이러한 구조 덕분에 순이익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법인세를 많이 낼 필요가 없는 겁니다.

바로 이점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꼼수'로 악용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그럼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가면서도 법인세는 제대로 내지 않는 다른 기업들에 대한 지적도 나올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주요 외국계 플랫폼 기업들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국내 기업들에 비해 매우 적은데요.

금감원에 따르면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낸 법인세는 155억 1천900만 원, 애플코리아는 2천6억 4천300만 원입니다.

특히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의 법인세는 네이버 법인세의 3%에 불과한 금액인데요.

이들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낮은 건 국내에 '고정 사업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이 다국적 기업에 과세하려면 고정된 사업장이 국내에 있어야 하는데, 글로벌 플랫폼들이 이를 이용해 조세를 교묘하게 회피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구글은 국내 유튜브 광고수익, 앱마켓 수수료 등 주요 수입을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법인 매출로 회계 처리해 구글 코리아 매출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이렇듯 조세회피에 대한 여러 의혹이 있지만 이미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존재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인데요.
현재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 기자 】
네, 넷플릭스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전 달보다 약 79만 명 줄어든 1천173만여 명으로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천200만 명을 밑도는 것도 2022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그만큼 티빙과 쿠팡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토종 OTT들이 넷플릭스의 이용자를 많이 빼앗아 왔다는 뜻인데요.

특히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월간활성이용자수인 780만 명을 기록했으며, 티빙 역시 691만 명을 기록하며 선방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상황일뿐더러,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넷플릭스는 흑자를 내는 반면 토종 OTT들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아직은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이군요.
그런데 이러한 OTT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애꿎은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최근 OTT 요금이 줄줄이 인상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티빙은 5월 1일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올릴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프리미엄은 최근 가격을 43%, 디즈니플러스는 40% 인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역시 최근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서 추가 인원당 5천 원의 요금을 부과했으며, 쿠팡플레이도 와우 멤버십 가격이 58% 오르며 사실상 가격이 인상됐습니다.

【 앵커멘트 】
네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국적 플랫폼의 교묘한 조세 회피 수법에 한국 OTT 시장은 물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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