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첫 조 단위 빅딜
블랙스톤, 5년 만에 2배 수익 올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국내 의약품 도매업체 유통 1위인 지오영을 약 2조원에 인수한다.

5년 전 지오영을 인수한 글로벌 PEF 블랙스톤은 2배 가까운 차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지오영 최대주주인 세계 최대 PEF 블랙스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블랙스톤이 보유한 지오영의 지주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와 이희구 명예회장 지분 6.76% 등 총 78.01%다.

거래 규모는 1조9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조선혜 회장 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오영은 조 회장과 이 명예회장이 2002년 설립한 의약품 유통 도매 업체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9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지오영 지분을 1조1000억원으로 책정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조 회장은 2대 주주(21.99%)로 남아 지금까지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당초 조 회장 보유 지분에 대해 함께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조 회장의 영업력과 네트워크를 계속 활용하는 차원에서 블랙스톤 지분만 정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블랙스톤은 이번에 지오영을 MBK파트너스에 지오영을 매각하면서 5년 만에 2배 수익으로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지오영은 공적 마스크 유통을 통해 이름을 크게 알리면서 국내 약국의 80%를 거래처로 확보했다.

덩달아 기업가치도 올랐다.


블랙스톤이 인수하던 당시 개별기준 지오영 매출은 2조원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3조63억원으로 전년(2조8296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72억원을 기록해 전년(602억원)보다 11.7% 늘었다.

2020년 매출 2조원대에 진입한 뒤 3년 만에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2022년 544억원에서 2023년 59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2월에는 동종업계 2위인 백제약품 지분 25%를 깜짝 인수하며 볼트온(Bolt-on·동종 기업 추가 인수)을 통해 회사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진료재료 구매 및 물류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오영. (지오영 홈페이지 캡처)
지오영 실적 상승 배경으로 의약품 유통의 핵심 사업인 물류(3PL)·4자 물류(4PL) 성장으로 꼽힌다.

임상용의약품과 희귀 필수의약품·동물백신 등 공공부문 의약품 유통에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수익률이 낮은 의약품 유통 사업 한계를 넘기 위해 병원 구매대행과 물류 서비스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제3자 물류 위·수탁 사업까지 새 먹거리로 키우고 나섰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시밀러 유통에도 나섰다.


MBK파트너스는 이런 신사업을 통해 지오영의 체급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2020년 약 65억달러(약 8조9492억원)로 결성한 5호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과 인수금융 대출 등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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