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고금리에 얼마나 허덕였는지”…가계 여윳돈 4년 만에 최저

작년 가계 등 여유자금 158조
1년새 51조 줄어 4년새 최저
저축 128조, 1년새 18조 감소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고물가에 고금리 등의 여파로 지난해 가계의 여유자금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158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0조8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9년(92조5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감소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수준이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은 2018년 57조8000억원, 2019년 92조5000억원, 2020년 206조6000억원, 2021년 167조8000억원, 2022년 209조원을 나타낸 바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가계의 여유자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2022년에는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고 주식 등 투자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었다.


잉여자금은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자료 제공 = 한국은행]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여유자금이 줄었다는 것은 가계의 소득이 줄었다는 것”이라며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이자가 많이 늘었고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이같은 요인이) 전체적인 (가계의) 소득 증가율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가계소득 증가율은 2022년 7.3%, 2023년 2.8%이다.


정 팀장은 “소비 증가율은 2022년과 2023년이 비슷한 수준으로 그만큼 소득이 늘지 않아서 (가계의) 여유자금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여유자금이 많이 줄어든 것은 경제상황, 금리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줄면서 저축 또한 감소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기관예치금은 지난해 128조8000억원으로 1년 전(147조원)보다 줄었다.

2019년(125조2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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