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HBM’ 패키징 공장 건설
美 인디애나주...퍼듀대와 연구·개발
2028년말 양산 목표...美 보조금 기대

[사진출처 = 연하뉴스]
SK하이닉스가 5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시설을 짓는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HBM 생산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끌어내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퍼듀대학교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미국에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짓는 것은 반도체 업계 최초다.


SK하이닉스가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에 짓는 생산 기지는 HBM 패키징을 위한 시설이다.


패키징은 웨이퍼 형태로 생산된 반도체를 자르고, 전기 배선 등을 연결해 전자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조립하는 반도체 생산의 마지막 단계다.

성능과 전력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공정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사업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가 열린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SK하이닉스가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 상원의원, 아라티 프라바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아룬 벤카타라만 상무부 차관보, 멍 치앙 퍼듀대 총장 등 미국 측 인사와 조현동 주미 대사, 김정한 주시카고 총영사가 참석했다.

SK에서는 유정준 미주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참석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에서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인디애나에 건설하는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 시설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HBM 등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어드밴스드 패키징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SK하이닉스는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대한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하고 최적의 부지를 물색해 왔다.


[사진출처 = SK하이닉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BM 4세대인 HBM3를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5세대인 HBM3E도 지난달 말부터 고객사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AI 분야 빅테크 고객들이 집중돼 있고 첨단 후공정 분야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다양한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인디애나 주를 최종 투자지로 선정했다”며 “주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물론,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도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등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신청서도 이미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반도체 지원법을 제정,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생산 보조금 총 390억달러(약 52조2000억원),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총 132억달러(약 17조7000억원)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0조5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출처 = SK하이닉스]
170억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60억달러(약 7조9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는 “인디애나 주는 미래 경제의 원동력이 될 혁신적인 제품을 창출하는 글로벌 선두주자”라며 “SK하이닉스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장기적으로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를 비롯한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토드 영 상원의원 역시 “SK하이닉스는 곧 미국에서 유명 기업이 될 것”이라며 “미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인디애나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SK하이닉스가 우리의 첨단기술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멍 치앙 퍼듀대 총장은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개척자이자 지배적인 시장 리더”라며 “이 혁신적인 투자는 인디애나주와 퍼듀대가 가진 첨단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미국 내 디지털 공급망을 완성하는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 업계 최초로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시설을 미국에 건설하게 돼 기쁘다”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갈수록 고도화되는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 맞춤형(Customized) 메모리 제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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