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화의 일부 사업 부문을 타 계열사에 양도하고 2차전지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사업군별 전문화를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그룹 내 혼재된 사업 역량을 가다듬고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일 한화그룹은 공시를 통해 (주)한화의 사업 부문 중 하나인 모멘텀 부문을 떼어내 자회사 '한화모멘텀'을 설립하는 내용의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한화의 100% 자회사로 설립되는 한화모멘텀은 2차전지 장비·정보기술(IT)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다만 한화그룹은 주주가치 보호 차원에서 최소 5년간 한화모멘텀을 상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모멘텀 부문은 배터리 소재 가공부터 전극, 조립, 포메이션, 모듈팩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주)한화의 사업 부문 중 일부를 계열사에 양도해 그룹 내 혼재된 해양·태양광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우선 모멘텀 부문 안에 있던 태양광 장비 사업은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에 양도하기로 했다.

사업 양도 규모는 약 340억원이다.

이에 따라 잉곳, 셀, 모듈 등 주요 태양광 장비 제조·판매 관련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담당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사업 양수를 통해 차세대 태양광 기술 관련 장비를 개발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총 4025억원을 투입해 (주)한화 건설 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한화오션은 해양플랜트 등 해양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주)한화가 쌓아온 해상풍력 부문의 설계·조달·시공(EPC) 업력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어 기존 해양 사업과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한화그룹 측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한화오션을 인수한 이후 계열사들에 혼재된 사업 영역에 대한 교통정리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조선·해양 사업체인 한화오션이 그룹으로 편입됐으나, 유사한 사업 영역인 (주)한화의 해상풍력·플랜트 사업은 별도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인수를 계기로 그룹 내에 흩어져 있던 사업을 주력 계열사 위주로 집중하는 재편 방안이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오션을 인수한 이후 시너지를 위해 그룹의 사업 재편 방안을 고민하고 검토하고 있었다"며 "특정 사업을 잘하고 있는 계열사에 관련 사업을 붙여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모멘텀 물적분할과 사업 재편 이후 (주)한화는 한화솔루션한화오션으로부터 받게 되는 자금을 글로벌 부문의 고부가 소재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증대에 힘쓸 예정이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