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창업주 일대기 뮤지컬로 만든다…주인공은 바로 ‘이 남자’

신격호 故명예회장 뮤지컬 ‘더 리더’
5월 3~5일 해오름극장서 초연
라이온킹 배우 조상웅 주연 낙점
험난한 젊은시절 창업기 재조명
롯데장학재단, 소외계층 관람 지원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사진 = 롯데지주]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일대기가 연극으로 재구성돼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신 명예회장 같은 한국 재계의 거목을 직접 모티브로 삼은 뮤지컬이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척박한 환경에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글로벌 기업 롯데를 키워낸 신 명예회장의 삶을 재조명해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 꿈과 용기를 전한다는 구상이다.


1일 재계와 문화예술계 등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삶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더 리더(The Reader·부제 ’책읽는 경영인‘)’가 다음달 3~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된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사진 <사진=롯데지주>
뮤지컬은 신 명예회장의 삶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낭독콘서트 형식으로 이뤄진다.

12명의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책을 읽듯 스토리를 전개한다.

공연 기획사 와이엠스토리가 뮤지컬 제작을 맡았다.


주인공인 신 명예회장의 역할에는 뮤지컬배우 조상웅 씨(41)가 낙점됐다.

조 배우는 일본의 극단 ’사계‘에 입단한 뒤 2006년 뮤지컬 ’라이온킹‘으로 데뷔했다.

영국의 뮤지컬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캐스팅한 인재로 알려졌다.

배우 홍광호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2015년 런던 웨스크앤드에서 ’미스사이공‘ 투이 역으로 출연하는 등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더 리더‘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뮤지컬은 신 명예회장의 책에 대한 애정과 험난했던 청년기의 도전을 다룬다.

1921년 경상남도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 5녀의 맏이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경남도립 종축장에서 기수보로 일하던 만 20세였던 1941년 일본으로 떠난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사진=롯데지주>
겨우 83엔만을 가진 채 일본 도쿄에 도착한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의 하숙방에 얹혀 살며 우유 배달 일을 시작했다.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 이학부) 화학과를 나와 1944년 군수용 커팅오일 제조공장을 차리면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고물상과 전당포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그를 눈여겨본 일본인 노인이 대준 5만엔이 종잣돈이었다.


전후 생필품이 부족했던 1946년, 그는 화학전공을 살려 비누와 포마드크림 등 화장품을 만드는 공장을 세워 성공을 거뒀다.

이어 1948년 롯데를 세우고 껌을 개발해 사업가로 자리잡았다.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으로 진출했고, 롯데는 호텔·쇼핑·중화학 등으로 몸집을 불리며 국내 재계 5위까지 오르게 된다.


문학청년이던 신 명예회장이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인물 ’샤롯데‘에서 차용해 롯데 사명을 직접 지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있다.

독서광이었던 신 명예회장은 생활비가 부족해 책을 살 형편이 안 됐을 때도 서점에서 몇 시간씩 서서 책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사진=롯데지주>
공동체를 중시했던 신 명예회장은 1983년 롯데장학재단, 1994년 롯데복지재단을 세워 소외계층 구호에도 힘썼다.

이 유지는 롯데장학재단·삼동복지재단에서 이어가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장손녀인 장혜선 이사장이 두 재단의 이사장에 올라 사회공헌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측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장 이사장이 신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소외계층들이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도록 티켓 등에 소정의 후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