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밸류업 프로그램에 실망한 시장…남겨진 과제 풀어나갈까

【 앵커멘트 】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개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시장은 오히려 실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우연 기자!
어제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는데요.
공개된 내용은 어떤것이었나요?


【 기자 】
네, 금융위원회는 어제(26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1차 세미나'를 열고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기업 밸류업은 기업과 투자자 두 가지 방면으로 진행되는데요.

오는 7월부터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세워 연 1회 자율 공시하게 됩니다.

해당 계획에는 '현황 진단→목표 설정→계획 수립→이행 평가 및 소통'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입니다.

금융위는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공시 원칙과 내용·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을 오는 6월 중 확정할 예정입니다.

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와 투자판단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는데요.

오는 9월에는 수익성과 시장평가 양호 기업들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도입해 투자 판단을 지원할 계획이며,

12월에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하고 이를 상장한다는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거래소와 유관기관들이 이러한 중장기적인 계획 시행을 위해 전담체제를 둔다는 방침입니다.


【 앵커멘트 】
기업들이 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 공시한다는 부분이 눈의 띕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할 것 같은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기업들이 받는 혜택도 있는 것일까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정부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다양한 세제 지원책을 인센티브로 제시할 방침입니다.

해당 프로그램 참여와 계획 수립 충실도, 목표 적절성을 평가해 매년 5월 '기업 밸류업' 표창을 수여할 계획입니다.

표창받은 기업은 5가지 종류의 세정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기획재정부는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으로 주가 저평가를 해소한 기업에 법인세 감면과 소각 비용의 손금 인정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법인세 감면과 같은 세제지원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당국과 유동기관이 이처럼 대규모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성은 있는건가요?


【 기자 】
네,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시된 것은 한국 증시가 앓고 있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때문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관기관들은 한국 증시가 지난 십수년간 큰 양적 성장을 거뒀지만, 주가 수준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2천558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해당 총액은 GDP 대비 116.2% 수준인데,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다른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주가자산비율만 놓고 본다면, 한국 주식시장의 10년 평균 PBR은 1.04배로 집계됐습니다.

PBR이 1배 수준이라는 건 순자산의 장부가치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다는 의미인데, 선진국 평균이 3.1배, 신흥국 평균이 1.61배인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말씀해주신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중장기적인 솔루션이 필요해보이는데요.
어제 처음 공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 기자 】
네, 공개된 첫날이었던 어제 코스피 지수는 2,650선을 내주며 크게 후퇴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어제 코스피는 전날 대비 20.62포인트 하락하면서 2647.08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밸류업 발표에 앞선 이틀간의 상승세를 접고 하락세로 돌아선 것인데, 이는 프로그램의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지난 한 달여간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저PBR 종목들의 실망 매물이 나온 것도 하락을 견인했습니다.

업종별로는 보험이 -3.81%, 금융업 -3.33%, 증권 -2.89%로 낙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오늘 시장에서는 일부 되돌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2,650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를 맞았는데요.

오늘 코스피는 22.03 포인트 떨어진 2,625.05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 앵커멘트 】
아직 공개되지 하루밖에 안된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른 것 같은데요.
밸류업이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기자 】
네 이처럼 시장 반응이 좋지 않는 것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받는 세제혜택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을 개편하는 한편 소액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김기백 /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
- "주주 환원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해주면서, 전반적인 금액을 우상향시킬 수 있는 기업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산 가치와 수입 가치가 풍부한 기업들을 계속 유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이사 책임 강화와 주주총회 내실화, 주식매수청구권 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며 관련 추진안 검토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정부가 중장기 프로젝트로 천명한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한 노력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기업 밸류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우연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기자 】
감사합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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