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대기업 영업익 감소폭이 매출 감소폭 상회

올해 3분기 대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매출 감소 폭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침체 여파로 대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는 뜻으로, 경기 선행 지표로 알려진 해운업계 실적이 아직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26일) 연합뉴스 의뢰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내 매출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이들 기업의 총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17조8천231억 원, 35조8천774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0%(39조6천710억 원), 영업이익은 20.5%(9조2천295억 원) 줄어든 것으로, 영업이익 감소 폭이 매출 감소 폭의 3배를 상회했습니다.

평균 영업이익률도 5.8%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로 살펴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3조8천798억 원, 81조6천170억 원 줄어 액수에서도 영업이익 감소 정도가 매출의 감소 폭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경기침체 여파가 올해 지속해서 국내 대기업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업별 실적 변동 폭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기업은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58.4%)이었습니다.

HD현대오일뱅크(-43.4%), 팬오션(-39.5%)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성 1위를 기록한 HMM은 해운업 불황에 따른 운임 하락의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해운업이 대체로 경기 등락을 먼저 체험하는 경기 선행산업임을 고려하면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매출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거둔 기업은 KG케미칼(57.8%)과 현대엔지니어링(57.0%), LS(54.7%) 등이었습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기업은 SK하이닉스(-208.2%)였습니다.

이어 E1(-111.3%), HMM(-97.1%) 등의 순이었습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작년 3분기 1조6천억 원이라는 영업흑자를 냈지만, 1년 새 1조8천억 원 영업적자로 전환되며 반도체 불황의 여파를 보여줬습니다.

이와는 달리 기아(272.9%)와 SK지오센트릭(268.3%)은 각각 수출 증가와 나프타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0% 넘는 영업이익 증가를 나타냈습니다.

한경협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돼 대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HMM 등 해운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고 말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