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인수합병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매각 협상에서 틀어지는가하면,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국내 시장에 합류하면서 치열해진 시장 상황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업들의 자세한 사정을 구민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매각 협의가 줄줄이 무산되고 있습니다.

동원그룹은 최근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원그룹과 한국맥도날드는 희망 매각가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천억 원이지만, 동원그룹 측은 2천억 원을 전후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의 '영업 자율권 제한'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년간 이어진 한국맥도날드의 영업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규사업자가 자율권을 갖고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동원 측 판단인데,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에서 이를 제한한 겁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파트너 물색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가격에 비해 운영 자율권이 제한된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할 기업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맘스터치와 버거킹도 높은 매각가 탓에 인수합병 시장에서 주인 찾기에 실패했습니다.

반면 KFC코리아는 550억 원에 사모펀드 운용사인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됐습니다.

이는 KFC코리아가 지난해 처음 인수합병 시장에 나왔을 때 예상가로 거론된 1천억 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이에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 때문에 버거 프랜차이즈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인수합병 시장에서 매각 가격을 낮춰서 제시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 기업들이 높은 매각가에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것과 달리 KFC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버거 업체들은 그간 수익성 확보를 위해 메뉴 가격을 올리며 고물가 시대에 대응했지만,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와 bhc그룹의 '슈퍼두퍼' 등 글로벌 버거 브랜드의 국내 진출 여파로 기존 대형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치열해지는 버거 프랜차이즈 경쟁 속 쌓여만 가는 적자에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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