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올해 2분기(4∼6월) 시작부터 한국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오늘(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 수출은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 반도체 수출 9개월째 뒷걸음질…4월 전체 수출 감소액의 절반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1.0% 감소한 63억8천만달러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입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반도체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반도체 불황의 골'은 예상외로 깊습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부진으로 전체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4월 반도체 수출은 약 44억달러 줄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D램 등의 제품 가격 하락세는 반도체 수출이 쪼그라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단기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다만 산업부는 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 업체의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 효과 등을 고려할 때 3분기(7∼9월) 이후에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공급 초과율은 올해 1분기 13.9%에서 2분기 6.5%, 3분기 -4.8%, 4분기 -9.4% 등으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다.

반면 자동차·선박·일반기계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61억6천만달러로, 지난 3월(65억2천만달러)에 이어 2개월째 6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수출 증가율은 40.3%로 나타났습니다.

수출액·수출 증가율 기준으론 역대 4월 중 1위입니다.
◇ 대중 무역수지 7개월 연속 적자…반도체·IT 수출 급감

4월 대중 무역수지는 22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4월 대중 수출액은 작년보다 26.5% 감소한 95억2천만달러로, 11개월 연속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베트남이 포함된 아세안으로의 수출 역시 26.3% 줄어들어 83억달러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대중 수출이 맥을 못추는 이유는 반도체 등 IT 부문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대중 수출 품목 중 최대 물량을 자랑했던 반도체는 제품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 비중도 지난해 33.4%에서 올해 1분기 27.1%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대중 반도체 수출증감률 역시 올해 1월 -46.2%, 2월 -29.7%, 3월 -47.1%에서 지난달 -31.8%로 마이너스 행진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부진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에너지 수입도 동반 둔화되면서 무역적자 폭은 줄어들었다"며 "전체적으로 침체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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