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거동 '불가' 예금주 병원비 직접 내준다…20일부터 예금 인출 간소화

【 앵커멘트 】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은행에 가지 않고도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습니다.
그간 거동이 불편해 예금 인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금융소비자들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월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80대 노인이 정기예금 인출을 위해 중환자실 침대에 실려 은행에 방문한 일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입출금예금과 달리 정기예금은 반드시 본인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

예금주가 거동이 어렵더라도 본인이 직접 은행에 방문하거나, 대리인이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정기예금 인출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몸이 불편한 예금주를 위해 오는 20일부터는 예금 인출 절차가 간소화될 예정입니다.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 예금 인출로 겪는 불편을 덜기 위해 은행권이 행동에 나선 겁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는 거동이 불가능한 예금주의 상황을 4가지로 구분해 상황별 개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예금주가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현행 방안과 같이 가족이 예금 지급을 신청하면 은행이 병원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유지합니다.

의식은 있지만 거동이 불가능한 예금주의 경우 가족이 위임장, 인감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했던 절차를 없앴습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에 대해 의식이 없는 예금주와 동일한 절차가 적용된 겁니다.

다만 가족이 부재한 상황에 한해서는 대리인의 부정인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현행 방식을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 예금주가 사망한 경우 유가족들이 상속예금지급신청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도 지급 신청이 가능합니다.

인출절차의 간소화와 더불어, 모든 경우에 대해 치료비와 의료기관의 범위도 확대됩니다.

지급 가능한 치료비는 수술비에서 입원비·검사비로 확대됐고, 의료기관에도 병원이 아닌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추가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이같은 노력을 고객지향적 금융업무로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금융권은 보수적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금주의 의사와 달리 (예금을 인출하는)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 오프라인 영업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배려한 점은 고객 지향적 금융 업무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금 인출 절차의 간소화로 거동이 불편한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손효정입니다.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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