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년 만의 최악 실적…LG전자 '첫 추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실적이 지난 분기 대비 큰폭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면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이어온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으로 감산을 공식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삼성전자는 중장기 수요에 대비해 필요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천9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2.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증권가 전망치(1조1093억원)를 웃도는 실적입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입니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은 20조4천1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습니다.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사업 구조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