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1위 롯데, 인천공항 탈락에 '비상'…업계, 사업권 확보에 사활

【 앵커멘트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 후보를 추리는 1차 심사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국내 면세업계 1인자인 '롯데면세점'이 예상치 못하게 탈락하며 면세업계의 판도가 뒤집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롯데그룹의 유통 사업 '힘빼기'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구민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10년짜리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이 걸린 입찰전의 1차 심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5개 구역의 일반 사업권 후보에는 호텔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높은 입찰가를 써낼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1위 면세점인 중국 CDFG는 모든 구역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입찰 결과의 이변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가 단 한 구역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22년만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됐습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의 중요도나 위상이 예전보다 떨어졌고, 지난 3년간 면세업이 힘들었던 상황을 고려해 입찰액을 보수적으로 측정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중국 CDFG도 입찰액을 높게 측정했다고 보는데, 국내 면세업계가 이보다 더 공격적인 배팅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롯데면세점은 중국 CDFG에도 못 미치는 입찰액을 적어 내 경쟁력이 낮았으며, 오히려 신라와 신세계의 입찰액은 전혀 높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지난 2019년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는 9천800억 원.

그런데 2019년 방문객을 기준으로 이번 입찰 결과의 예상 임대료를 계산해보면 7천700억 원이 나옵니다.

이는 2019년보다 오히려 20% 낮은 보수적인 결과로, 과도한 출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한 해석이라는 설명입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유통 사업 힘 빼기 작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로의 경영 승계를 본격화하며 케미칼과 바이오 등 신산업을 강화하고 유통을 축소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는 겁니다.

롯데면세점은 공항 면세점 철수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인터넷·시내 면세점 사업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면세업계에서 공항 면세점이 차지하는 매출과 상징성이 큰 만큼 이번 입찰 결과로 면세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