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 차량등록 명의 차주 변경 대책의 실효성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운송회사와 화물차주가 위수탁계약 체결 시 현행 자동차등록원부상에는 차량의 소유자가 운송회사로 되어 있고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화물차주(위수탁차주)는 현물 출자자로 명시되어 있으나, 정부는 등록원부상 차량의 소유자를 운송회사에서 위수탁 차주로 변경하여 차주권리를 보호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하여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정부 의도대로 자동차등록명의가 위수탁차주로 변경될 경우 현재 운송사업자의 책임 의무로 되어 있는 각종 행정업무, 보험업무, 과태료 및 범칙금을 비롯한 행정처분 등의 업무를 차주가 직접 이행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운송사업자의 책임과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실상 운송회사의 시장 퇴출을 유도하여 화물운송시장을 1대 개인사업자 위주로 개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물류 전문가인 B 교수는 최근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면 화주단체의 요구와 같이 화물운송시장 내에 차량을 늘리기 위해 시장진입제도를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 하지 않고, 허가제하에서 기존 운송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위·수탁차주를 개인운송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인데, 장·단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장점은 위·수탁차주가 더 이상 지입제에 따른 월 약 25만원 수준의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차량등록명의를 차주로 할 경우 대폐차 및 자동차등록번호판 변경 시, 차주가 직접할 수 있으므로 일부 불법행위자에 의한 횡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점은 약 25만원 수준의 관리비가 절약되더라도 차주의 실질수입 개선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고, 차량등록번호의 명의가 차주로 되어 있어 자동차세, 제세공과금, 보험료 납부 등 모든 행정업무를 차주가 해야 하므로 운송시간에 따라 돈을 버는 차주 입장에서는 운송시간 감소에 따라 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화주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개인운송사업자 증가에 따라 시장운임을 낮춰 물류비를 절감시킬 수 있는데 중장기적으로는 운송사업자나 주선사업자 등 중간구조가 없어져 화주가 직접 차주를 상대해야 하는 문제점과 차주와 거래할 경우 산재 및 고용보험까지 화주가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됩니다.

또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운송사업자가 전체 운송사업자의 70%이고, 이들 회사에 소속된 차주들이 약 14만명으로 이들이 개인운송사업자가 될 경우 화물연대 조합원이 급증할 것이고 이들이 파업이 아닌 준법투쟁만 해도 국내 심각한 물류 차질과 물류비 증가가 발생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왜 정부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수 증가를 위한 정책을 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화물연대 조합원 수와 관련해서 운송사업자 C씨는 일반화물차주 약 20만명 중에 화물연대는 약 2만명인데 그 동안 운송사업자들이 화물연대 조합원이라고 하면 위수탁계약 체결을 꺼려했기 때문에 조합원 수가 지난 20년동안 늘지 않았는데 정부의 정책대로 운송사업자가 시장에서 퇴출되면 화물연대 조합원 수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국화물연합회 최진하 전무는 "차주의 실질 차량에 대한 소유권 강화 조치가 목적이라면, 현물출자 의무기재, 표준위수탁계약서 작성, 차량 양도 시 차주동의의무 강화 등 이미 현행법상 시행되고 있는 부분이 잘 지켜지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차량등록 명의를 운송사업자에서 차주로 변경하는 부분은 운송사업자의 사업권을 위수탁차주에게 강제 이전시키는 것이고, 이는 재산권 침해사항에 해당하여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그 시행 여부는 더욱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운송사업자는 정부로부터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사업권을 정당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최소운송의무 등을 미이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적절한 보상 없이 사업권을 회수하는 것은 운송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매우 크다. 따라서 적법한 보상 마련 등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 하며, 이러한 세부적인 사안들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