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에 '수주 경쟁' 사라졌다…DL이앤씨·포스코건설, 나란히 단독 입찰로 수의 계약 체결

【 앵커멘트 】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전이라는 말이 실종됐습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건설사들은 사업 수주를 위해 '출혈 경쟁'을 불사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수주 경쟁은 사라지고 단독 입찰로 인한 수의계약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두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신동아아파트.

뛰어난 사업성으로 지난해 8월 현장설명회에선 대형건설사 등 총 15개의 건설사가 참여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그동안 입찰 의사를 내비쳤던 건설사들이 하나둘 입찰을 포기하면서 시공사 단독입찰로 인한 수의계약으로 포스코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정비사업에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대형 정비사업지 모두 경쟁이 아닌 단독 입찰 형태로 시공사를 선정했을 정도입니다.

DL이앤씨·GS건설은 각각 강북5구역 재개발과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을 단독입찰로 인한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모두 공사비만 3천억 원이 넘는 곳이지만 경쟁이 없었습니다.

침체된 건설경기 상황에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태희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공사비가 급등해 정비사업의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건설사들도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선별적으로 수주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 결과 입찰 경쟁률이 낮아지고 심지어는 무응찰 구역도 많이 증가한 상황입니다."

수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합에 이주비, 금융비 지원 등 이른바 '당근'을 제시해야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전언입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전은 '승자독식' 구조인데 패배하면 투자했던 것을 모두 잃게 되고, 승리하더라도 출혈 경쟁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로 큰 이익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시장이 악화된 상황에서 출혈경쟁까지 해버리면 사업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올해도 암울한 건설경기 전망이 나오면서 정비사업 경쟁 기피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스탠딩 : 김두현 / 기자
- "건설사들의 사업지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가운데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지 중 상징성이 큰 한남5구역·여의도 시범아파트 등에서는 오히려 큰 경쟁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 kim.dooh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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