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유 9천670만배럴…국내서 111일 사용가능 물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자원 민족주의 확산으로 에너지·자원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가운데, 현재 정부는 약 4개월을 버틸 수 있는 석유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9천670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추가 외부 석유 도입 없이 국내에서 111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으로, 국가별 IEA 석유비축량 권고 기준인 90일분 이상을 웃도는 수칩니다.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한 원유 36만2천배럴을 국내로 들여온 바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국내 원유 수급 비상시 400만배럴에 대한 우선 구매권을 확보해 여수 비축기지에 저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제공동비축사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이처럼 석유 비축 물량 확보 노력을 지속해 2025년까지 1억배럴의 비축유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2021년 기준으로 세계 5위의 석유 순수입국이자, 세계 8위의 석유 소비국입니다.

정부는 두 차례의 석유파동 이후 석유에 대한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인해 위기 대응 능력이 주요국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1979년 석유공사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1980년부터 석유 비축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현재 국내 석유 비축 기지는 울산, 거제, 여수, 서산, 구리, 평택, 용인, 동해, 곡성 등 9곳에 있으며, 이들 기지에 저장할 수 있는 비축유 총용량은 1억4천600만배럴에 달합니다.

한국은 1980년 석유비축사업을 개시한 이후 국내외 석유 시장 안정화를 위해 IEA 등과 공조해 지금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습니다.

[ 이정호 기자 / lee.jeongho@mk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