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PF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업계의 채무보증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100%에 육박한 증권사들도 나왔는데요.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조문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와 비율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무보증이란 금융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판매한 증권사가 유동성 공급이나 원리금 상환을 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기업금융, IB 시장에서 부동산PF 부문의 채무보증을 늘려왔습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올해 신용등급 점검 대상으로 주목한 하이투자와 다올, BNK, SK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도 모두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오늘(12일)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해당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는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습니다.

채무보증비율이 100%에 육박한 증권사들도 나왔습니다.

채무보증 비율이란 자기자본 대비 채주보증 규모를 말하는데, 높아질수록 재무건전성 악화하는 겁니다.

이에 현재 금융당국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와 다올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의 채무보증 비율은 모두 90%대로 100%에 육박했습니다.

이렇게 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부동산 PF발 실적 악화도 가시화되는 모습입니다.

이 기간 순이익은 하이투자증권이 전년대비 38.5% 줄면서 가장 많이 감소했고, 다올과 메리츠 역시 각각 26%, 2.1% 줄었습니다.

아울러 순영업수익 중 PF 관련 수익인 IB ·PF 수익이 각각 28.6%, 30.4%, 17.8% 가량 감소했습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채무보증 가운데 91% 가량이 부동산 관련 PF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시장 안정을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 의사를 밝혔으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중소형 증권사들은 그런 규제가 풀린다고 해서 당장 비즈니스가 나아지기는 어려울 거예요. 결국 시장의 신뢰 문제거든요.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데 규제를 풀어서 간접적으로 도와주는게 (도움이 안 돼요.) 사실 상황이 나아지는데 시간이 걸릴테니까…."

정부가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만, 자금 규모 자체도 너무 크고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에 정부가 돈을 풀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시장의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의 시름은 당분간 깊어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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