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심야 열병식' 1시간 동안 진행…규모도 예년보다 줄인 듯

지난 1월 열병식
북한이 73주년 정권 수립 기념일(9·9절)인 오늘(9일) 심야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예년보다 시간과 규모 모두 축소된 형태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0시부터 약 1시간가량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시간 열병식'은 직전 두 차례 열병식과 비교해 시간이 단축된 것입니다.

앞서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지난해 10월 10일 열병식의 경우 2시간 16분 분량의 영상으로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방영됐습니다.

이보다 규모가 줄었던 올해 1월 열병식 녹화 영상도 1시간 30분 분량이었습니다.

시간이 줄어든 만큼 앞선 두 차례 심야 열병식보다 규모도 줄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군 당국도 관련 내용을 분석 중입니다.

군 소식통은 "현재 분석 초기 단계"라면서도 "작년(10월)과 같은 열병식 규모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 등을 선보일지도 관심사입니다.

다만 시간과 규모가 줄어든 만큼 동원된 무기도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통상 북한이 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이른바 '정주년'에 열병식을 대규모로 진행하며 신무기를 대거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정주년에 진행된 기념일 행사가 아니라는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북한은 작년 10월 열병식 당시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대외에 무력을 과시했습니다.

1월에는 ICBM은 동원되지 않았지만, 대신 10월보다 길이와 직경이 늘어난 SLBM '북극성-5ㅅ(시옷)' 등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의 열병식 준비 정황은 통상 1∼2개월 전부터 포착됐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급박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여 동원할 수 있는 무기가 제한적이었을 것이란 시각도 일부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장기화와 홍수 피해, 경제난 등으로 내부 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대외 무력과시보다는 내부 결속 차원에서 '축제 이벤트'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북한 매체는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열병식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지만, 직전 두 차례 열병식 모두 시차를 두고 녹화 중계된 만큼 이번 열병식도 이르면 이날 중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열병식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참석했을 것으로 보여 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놨을지도 주목됩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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