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방건설 '벌떼입찰' 들통…경기도, 페이퍼컴퍼니 9곳 폐업 이끌어

【 앵커멘트 】
최근 대기업에 포함된 대방건설이 LH 공공 아파트 용지 수주전에서 가짜 건설사를 동원하는 이른바‘벌떼 입찰’을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대방건설 측은 해당 법인을 자진 폐업했습니다.
경인총국 손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국내 시공능력순위 15위로 급성장한 대방건설이 LH가 분양하는 아파트 용지 수주전에서 가짜 건설사인 일명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벌떼 입찰'을 했다가 경기도 자체 조사에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기도가 지난달 30일 파주 운정, 화성 동탄2, 이천 중리 등 3개 사업지구에서 아파트 용지를 낙찰 받은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시범 조사를 벌였는데 대방건설 계열사 엔비건설 등 9곳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단속 현장에는 가짜건설사 9개의 텅 빈 사무실이 같은 층에 있었고, 대방건설 직원들이 해당 업체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각 업체별 직원은 다섯 명에서 열 명 내외로 영세했는데도 일부 업체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대방건설은 지난 달 입찰과정에 사용한 페이퍼컴퍼니 9곳을 자진 폐업했습니다.

이런 불공정 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주택법상 자본금 3억 원 이상, 건축분야 기술자 1인 이상, 사무실 면적 22㎡ 이상 요건만 갖추면 주택사업자로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LH 공공택지 사업은 공정성을 고려해 단순추첨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300세대 이상 시공 실적만 있으면 돼 중견 건설사에게는 사실상 기준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지자체에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처분권만 있을 뿐 직접적인 조사권은 국토부가 가지고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이운주 / 경기도 공정건설정책과장
- "국토부하고 LH에 같이 협업을 하자고 하는데 적극적이지가 않아요. 3기 신도시 택지분양 할 때는 '단속을 막아 보겠다. 타 시도 업체도 단속할 수 있는 광역자치단체 간의 단속권을 달라'라고 법령개정을 신청해놓은 상태고…."

그 사이 불공정 행태를 기반으로 성장한 호반건설, 대방건설, 중흥토건 등은 올해 도급순위 20위권 안에 진입하며 대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아파트 용지 입찰 가능성을 높이고자 가짜건설사를 동원하는 ‘벌떼 입찰’은 택지공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경쟁 기업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 행위로 반드시 근절해야 할 적폐”라고 비판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 5일 전국 9개 시·도 건설업 담당자 70명과 온라인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사전단속과 등록심사 및 실태조사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전국 단위 협조체계 구축에 나섰습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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