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에 나선 영풍 강성두 사장은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 팔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사장은 어제(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이 같이 밝혔습니다. 최근 중국자본 논란에 이어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과
고려아연이 보유한 핵심기술 등이 중국으로 넘어갈 거란 우려에 대한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고려아연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MBK가 운영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 대부분에 상당수가 중국계 자본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고려아연 인수전에 사용된 6호 펀드에서 일부 중국 자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MBK측은 다른 나라 자금 등 펀드구성이 다양하다고 밝혔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한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MBK의 행태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내 우량기업의 경영권 인수 후 이를 다시 해외에 넘기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고려아연의 경우 핵심소재와 희소금속인 아연과 연, 금, 은, 동, 인듐 등을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중국 중심의 광물과 에너지 시장에서 자유
진영의 공급 및 가격 안정에 기준이 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중국에 매각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여기에
고려아연의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인 이차 전지 분야의 경우 탈중국 글로벌공급망 구축의 핵심적인 위치에서 이탈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고려아연이 투입한 수많은 투자금 역시 사라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의 해외 사업 곳곳에서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자본과 기술력으로 성장한
고려아연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기업에서 제재기업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고려아연에 대한 MBK의 적대적M&A 이슈의 파장이 해외로까지 번지면서 양상입니다. 최근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로 불리며 에너지 관련 정책을 건의하는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로 규정하고 이번 사태로 인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호주에서의 상황도 마찬가지. 단기차익과 수익률 극대화를 노린 사모펀드가 적대적 인수를 시도한다며, 사업축소와 일자리 위협을 우려하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경제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호주 연방의원 등 정치권까지 가세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같은 우려의 중심에는 MBK의 말바꾸기 행태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초 MBK 측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곧 입장을 바꿨습니다.
앞서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매수가 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 답한 바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한국앤컴퍼니 그룹 회장에 맞서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시에도 공개매수가 인상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다른 인수 사례에서도 말바꾸기 행태는 지속적으로 반복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MBK는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시도할 당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를 비롯해 ING생명 등 인수 후 사업축소와 자산매각, 사업분할매각 등을 통해 많은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홈플러스 분할 매각에 따른 노조와의 갈등도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ING생명은 인수 6개월만에 임원 32명 중 18명이 회사를 떠나고 일반직원의 30%에 달하는 270명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의 시선은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앞서 민병덕·박희승·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BHC, ING생명, 한국타이어 등에 이어 이번에는
고려아연에 대해 약탈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며 “투기자본 이익에만 충실한 채 기업과 지역, 근로자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행태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산자위와 국토위 등은 논란이 된
고려아연 인수 문제와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다만 김병주 회장의 경우 미국 시민권자로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간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증인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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