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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사냥' 저지 트럼프의 반전드라마…韓 매그나칩 운명은
기사입력 2021-05-3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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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자본에 피인수될 예정인 한국 매그나칩반도체 로고 바이든 행정부가 인수 업체인 중국계 펀드에 인수합병 자료 제출을 요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매그나칩반도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매그나칩반도체'을 상대로 한 중국계 자본의 인수합병 시도를 막을 수 있다는 중국매체 보도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를 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중국 와이즈로드 캐피털을 상대로 매그나칩 인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 마그나칩이 중국 와이즈 로드 캐피털에 인수되는 데 대해 어떤 점을 들여다볼지 세부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CFIUS가 한번 움직인 이상 현미경 검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은 와이즈로드 캐피털이 약 1조6000억원을 들여 매그나칩을 인수하는 것으로, 한국 정부도 매그나칩이 가진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DDI)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안 되는 '국가 핵심기술'인지 여부를 전문가들과 검토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매그나칩이 글로벌 고사양 제품군에서 압도적 기술우위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시각이다.


사실 기술적 평가는 미국 CFIUS 전문위원들이 디스플레이 부품시장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업체들의 리포트 몇 개만 읽어봐도 파악할 수 있는 이슈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CFIUS가 굳이 관련 자료를 중국계 자본에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CFIUS를 앞세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와 개입 수준이 지난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집요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런데 과거 CFIUS의 유사한 접근 사례를 보면 단순한 대중국 압박 차원을 넘어 실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는 상당한 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매그나칩 인수합병 건과 매우 유사하게 닮아 있는 2017년 미국 '래티스반도체' 인수합병 건이다.


중국계 자본인 '캐넌브릿지'가 당시 미국 토종 반도체사인 래티스를 인수하려 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FIUS를 가동시켜 딜을 무산시켰다.


공교롭게도 이번 매그나칩 딜(인수가액 1조6000억원)과 비슷하게 13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조4700억원)짜리 '미니 딜'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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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중국계 자본에 인수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으로 빅딜이 무산됐던 미국 토종 반도체 기업 래티스의 로고. <사진=래티스반도체>
CFIUS와 백악관은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공급망의 안정적 유지를 고려했을 때 (중국에 래티스가 넘어가면) 국가 안보에 위험이 초래된다"고 결정했다.


올해 세계 경제가 반도체 부족사태를 겪으며 국제사회가 체감하고 있는 그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트럼프 행정부는 4년 전 일찌감치 꺼내들며 중국으로 어떤 미국 기술과 기업의 이전도 차단하려 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초민감 대응을 촉발한 데는 '칭화유니'라는 익숙한 이름의 중국 기업이 배경에 있는 탓도 컸다.


래티스를 인수해 반도체 기술을 퀀텀점프시키려 했던 중국계 자본 뒤에 바로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칭화유니그룹이 있었다.


중국 국립 칭화대가 1988년 설립한 이 회사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기술독립을 위해 키워온 사실상의 국영기업이다.


2017년 래티스 인수작업에 앞서 칭화유니는 2016년 이미 래티스 주식 상당량을 매입하는 등 인수작업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2017년 래티스 딜이 무산되고 나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었던 칭화유니가 날개없는 추락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칭화유니는 지난해 11월 중국 본토 회사채 만기를 갚지 못해 초유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현재 총부채는 35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2010년 초반부터 유럽 반도체 업체들을 고가에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오는 과정에서 기대했던 수요 확대와 매출 증가는 발생하지 않고 부채만 누적된 결과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잭팟을 선사할 것 같았던 칭화유니는 올해 중국 최대 자산관리기업인 화룽자산과 더불어 중국기업들의 부채 리스크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전락한 상태다.


2017년 중국계 자본으로 인수가 불발된 뒤 독자 회생에 성공한 미국 래티스 반도체의 최근 3년 주가 흐름.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300억원대로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7년 이 기업을 사려 했던 중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인 칭화유니는 과도한 부채로 초유의 디폴트 위기를 겪으며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

<자료=마켓와치>

이쯤되면 바이든 행정부가 굳이 바다 건너 1조6000억원짜리 한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중국계 자본에 시비를 걸려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5년의 집권 기간 동안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응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과 가시적 결과를 확인한 바이든 행정부로써는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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