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모텔에서 뇌출혈 증상을 보인 생후 2개월 여자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아버지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 중인 가운데 사건 현장에 없던 친모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됐다가 이미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3일) 법조계와 인천 모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이날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A양의 친모 B씨는 이달 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인천시 한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A양 부모와 1주일 넘게 연락이 닿지 않자 이달 5일 경찰에 공문을 보내 소재지를 확인해 달라면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올해부터 A양의 오빠(2)가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 대상에 포함돼 지난달부터 A양 부모에게 계속 연락을 했다"며 "전화는 꺼져 있는 데다 문자 메시지 답장은 없었고 주소지로 등록된 빌라에도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행정복지센터의 공문을 하루 뒤인 지난 6일 접수한 경찰은 수소문 끝에 A양 부모가 부평구 모텔에 머무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B씨의 인적 사항으로 신원 조회를 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체포돼 검찰로 인계됐으며 현재는 구속돼 구치소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정복지센터 공무원과 경찰이 지난 6일 오후 2시께 모텔에 찾아갔을 당시에는 A양 남매가 아동학대를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엄마 B씨가 경찰에 연행돼 간 뒤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했더니 건강해 보였다"며 "모텔 방 안에는 기저귀 등 아기용품이 있었고 큰 짐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B씨가 체포된 후 남편인 C씨가 혼자 모텔 방에서 어린 두 남매를 돌보다가 화가 나 A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C씨는 이날 0시 3분께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으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C씨는 경찰 초기 조사에서 "딸 아이를 들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A양은 심정지 상태에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정밀 검사 결과 뇌출혈 증상을 보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없던 친모와 관련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C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지는 추가 조사 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구교범 인턴기자 / gugyobeom@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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