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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저가 구매 앱 인기몰이 띠링·빠삭…단통법 비웃는 '온라인 성지'
기사입력 2021-03-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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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재범 씨(30)는 최근 갤럭시 S20 울트라 스마트폰을 온라인 커뮤니티 ‘띠링’에서 39만원을 주고 샀다.

김 씨의 모든 구매 과정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신분증을 인증하고 들어간 ‘비밀의 방’에서 판매자들을 찾아다니며 얼마나 돈을 더 돌려주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단속에 걸리지 않게 ‘진동’으로 금액 알림을 받았다.

‘진동 확인하기’ 버튼을 누르자 짧은 진동 2번, 긴 진동이 5번 울렸다.

20만원을 돌려준다는 뜻이다.

할인 금액과 약정 기간 등을 계산한 후 가장 조건이 좋은 판매자와 계약을 맺었다.

기기변경, ‘V컬러링’ 부가서비스 가입, 8만9000원짜리 5G 요금제 6개월 유지가 조건이다.

계약서 작성이 끝나고 나서 판매자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았다.

돈은 판매자가 불러준 계좌로 입금했다.

입금 확인 후 하루 만에 스마트폰이 집으로 도착했다.

개통 일주일 후 정확히 20만원이 자신의 통장으로 돌아왔다.


“통신사 공식 온라인몰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렇다고 신도림·마곡 등 이른바 ‘성지’들을 찾아다니기에는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

온라인으로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차에 ‘온라인 성지’를 발견했다.

싸고 편리해 앞으로도 종종 이용할 계획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싼값에 살 수 있는 ‘온라인 성지’가 인기다.

엄연히 ‘단말기 유통법’을 지키지 않는 불법 사이트지만 소비자들은 아랑곳 않는다.

코로나19를 피해 비대면으로 스마트폰을 싸게 사려는 고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원조 온라인 성지 ‘빠삭’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숫자가 50만건을 훌쩍 넘겼다.

월간 이용자 수(MAU)도 지난해부터 5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알고사’ ‘띠링’도 각각 다운로드 건수가 10만건, 1만건이 넘는다.


단통법과 코로나19를 피해 ‘온라인 성지’를 찾는 고객이 대폭 늘었다.

<띠링 화면 캡처>

▶빠삭 스노방·띠링 비밀의 방
▷폐쇄성·편리성에 인기
엄연히 ‘불법’인 온라인 성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2가지다.

판매자를 위한 ‘철저한 폐쇄성’ 그리고 구매자를 고려한 ‘안전성과 편리성’이다.


우선 스마트폰 판매자가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사 단속을 쉽게 피하도록 폐쇄성을 높였다.


빠삭과 띠링은 출입 절차가 까다로운 ‘스노방’과 ‘비밀의 방’을 각각 운영한다.

신분증 인증, 복잡한 절차를 통해 외부 인원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든 공간이다.

‘스나이퍼 NO’라는 뜻의 빠삭 스노방은 유료로 운영된다.

접속하려면 ‘빠삭 캐시’를 모아야 한다.

띠링 비밀의 방 역시 특정 등급 이상 고객만 입장이 가능하다.

알고사는 일부 인원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이버 밴드’ 주소를 안내한다.


거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보조금은 진동으로 알려준다.

휴대폰 진동이나 플래시 깜빡임으로 보조금 규모를 암시한다.

긴 진동(불빛)은 ‘0’, 짧은 진동(불빛)은 1~9를 뜻한다.

예를 들어 짧은 진동 4번, 짧은 진동 4번, 긴 진동 4 번이 울렸다면 44만원을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은어 사용은 기본이다.

‘ㅅㅋ(SK), ㅋㅌ(KT), ㄱㅂ(기기변경)’ 같은 초성부터 ‘부무(부가요금제 없음), 현아(현금완납), 욕(요금)’ 등 축약어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가령 ‘ㅅㅋㄱㅂ/부무/현아/욕:89/’라는 글은 ‘SK텔레콤 기기변경, 부가요금제 없음, 현금완납, 월 통신 요금 8만9000원’이라는 의미다.


불법 보조금 판매를 신고하는 ‘폰파라치’ 단속도 적극적이다.

별도의 ‘폰파라치 신고자 확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폰파라치로 의심되는 사용자가 나오는 즉시 계정을 차단하고 앱에 접속하지 못하게 막는다.

해당 아이디를 게시판에 공지사항으로 등록, 판매자들이 해당 계정 사용자에게는 스마트폰을 팔지 않도록 유도한다.


구매자들은 온라인 성지의 안전성과 편리성에 열광한다.

빠삭과 띠링 모두 판매자가 보조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라지는 이른바 ‘먹튀’를 막기 위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빠삭이나 띠링 측에서 우선 돈을 보관한다.

이후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받은 뒤 보조금을 돌려받고 나서 ‘구매확정’을 눌러야 판매자에게 돈이 들어간다.


또 매장 위치를 찾아 발품을 팔아야 하는 오프라인 성지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가격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계약서 작성이 간편해 터치 몇 번이면 금방 구매할 수 있다.


▶통신사 단속하지만 속수무책
▷단통법 개정 필요하다는 지적도
불법 온라인 성지 인기에도 통신업계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단속을 계속하고 있지만 ‘싼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막기 어렵다는 것.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와 민간 통신사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불법 보조금 사이트를 점검하고 있지만 모든 불법 거래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찰이 순찰을 돈다고 해서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점과 똑같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싸게 사려는 한 불법 보조금 시장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단통법이 실효성이 사라진 만큼 법 개정을 통해 사업자와 소비자가 범법자가 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보조금 상한선 상향 등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현행 단통법은 통신사 공시지원금의 15%까지 유통업자가 보조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

해당 보조금 규모를 늘리자는 주장이다.


염수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7월에 열린 이동통신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한 학술토론회에서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에 따른 공시지원금의 합리적인 차등을 허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유통망에서 지급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의 법정 한도를 현행 15%에서 상향해 유통망 자율성을 확대하고, 공시지원금 유지 기간도 3∼4일로 줄여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추가지원금 상한선을 높이는 식으로 개정이 필요하다.

최소 50~100% 더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시장 혼란을 줄여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완전자급제 도입이 필요하다.


황동현 한성대 교양학부 교수의 생각이다.


‘진짜 쌀까?’ 가격 비교해보니
고가 요금제면 ‘성지’가 유리, 저가 요금제면 ‘자급제’
온라인 성지 휴대폰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다고는 하지만 각종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가입하다 보면 자급제 휴대폰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정말 성지가 저렴한지 알아보기 위해 갤럭시 S21 울트라 모델을 기준으로 띠링 비밀의 방과 자급제 구매 가격을 직접 비교해봤다.


우선 자급제 모델로 사는 경우다.

쿠팡 기준 갤럭시 S21 울트라 256GB 모델은 139만90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단말기만 사는 방식이라 통신서비스는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면 매달 17000원의 통신 요금이 발생한다.

2년 사용 기준 총 구매 비용은 160만3000원이다.


다음은 온라인 성지에서 구매하는 방법이다.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하면 평균 공시지원금 54만원이 나온다.

이후 ‘불법 보조금’ 45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단말기 구매 비용은 46만2000원이다.

여기에 통신 요금 비용이 발생한다.

보통 월 9만원 요금제를 6개월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후 5G 기준 최저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매달 평균 4만7000원의 통신비를 낸다.

2년간 사용하면 총 비용은 184만8000원이다.


총평. 데이터를 별로 쓰지 않아 고가 요금제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급제로 사는 게 저렴하다.

반면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고가 요금제를 필수로 써야 한다면 ‘성지 구매’가 유리하다.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9호 (2021.03.10~2021.03.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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