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비트코인 가격 거품? 역사상 최악 버블은 ‘이것’ [영화로운 경제]
기사입력 2021-03-16 11:03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 현상을 두고 ‘버블’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1개당 2만 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대중과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가 가격 폭락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역사상 최고가는 5만 8천 달러까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직 아무도 정답을 모르거나, 정답이 있더라도 어떤 사람 이야기가 정답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껏 세계가 겪어왔던 수많은 ‘버블 경제’ 현상처럼 말이죠. 다양한 전망과 평가들은 쏟아지고 있고,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을 참고해 각자의 판단을 내리는 중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서 수년 전부터 유독 많이 언급되는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바로 ‘튤립’입니다.

약 400년 전인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은 아직까지도 경제적 버블을 의미하는 단골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튤립 파동은 극단적인 투기와 가격 변동성으로 ‘역사상 최악의 버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당시 어떤 일들이 벌어졌기에 ‘비트코인’ 하면 ‘튤립’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요? 그때와 지금이 조금 비슷하긴 한 걸까요?


사랑의 열병처럼 휘몰아친 ‘튤립 버블’
영화 `튤립피버` 공식 포스터

1630년대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경제적 호황이 이어지자 자본은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유럽에는 없다가 터키로부터 들어온 신비의 꽃 ‘튤립’은 투자 대상이 됐습니다.

부유층은 희귀한 튤립을 부의 상징처럼 여기며 비싼 값에 사들였습니다.


‘튤립 버블’은 17세기에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당시 현상을 소재로 한 소설과 영화가 아직도 나올 정도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제작한 ‘튤립 피버’는 비교적 최근 작품입니다.

어려운 형편 탓에 나이 많은 거상과 결혼하게 된 젊은 여인 ‘소피아(알리시아 비칸데르 분)’가 이들 부부의 초상화를 그리는 매력적인 화가 ‘얀(데인 드한 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에는 튤립에 투자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소피아가 남편을 떠나 자신과 함께하길 원하는 얀은 그림 그리기를 중단하고 튤립 투자와 재배에 몰두합니다.

한 생선 장수도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기 위해 튤립 거래에 뛰어듭니다.


그들이 처음 발을 들인 거래소에서는 쉴 새 없이 튤립 구근(알뿌리) 경매가 이어집니다.

불과 한 달 전 10플로린(화폐단위)이었던 흰 튤립 구근을 18플로린에 겨우 낙찰 받은 생선 장수는 막상 꽃을 피운 튤립 구근 중 하나가 변종을 일으켜 진홍색이 섞인 품종으로 확인되자 금세 수십 배 가격에 되파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 `튤립피버`에서 화가인 `얀`(데인 드한 분)은 사랑하는 여인과 도피해 살아갈 자금을 마련하려 튤립 투자에 몰두한다.

얀이 튤립 구근 거래소에서 `증서`를 경매에 내놓은 뒤 높은 입찰가에 기뻐하는 장면. /사진=영화 `튤립피버` 공식 스틸컷


당시에는 실제로 이런 일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특히 겨울엔 공급이 부족한 탓에 아직 재배 중인 튤립을 우선 ‘증서’ 형태로 계약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증서를 제시해 구근을 받은 뒤에도 꽃을 피우기 전엔 정확한 품종을 알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튤립 구근 실물을 받기 전 더 높은 가격에 증서를 되팔아 돈을 벌거나, 구근을 받았는데 저렴한 품종에서 운 좋게 희귀한 변종이라도 발견되면 큰돈을 벌수도 있었던 겁니다.

선물 투자 상품인 동시에 일종의 복권이었던 셈입니다.


변종을 일으킨 튤립에는 ‘황제’, ‘총독’, ‘제독’같은 군대 계급같은 이름이 붙어 비싸게 거래됐습니다.

높은 사행성으로 인기를 끈 튤립 거래는 투기 광풍으로 이어져 수년간 지속됐습니다.

그렇게 1636~1637년에는 투기적 수요가 극에 달하고, 가격도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투기 열풍은 계속되지 않습니다.

1637년 2월 튤립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합니다.

튤립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재배하는 사람들도 급격히 늘어난 데다 너무 높아진 가격에 구매자들이 점점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약 4달 만에 가격은 최고점 대비 95% 이상 급락하고 맙니다.



가격이 급락하던 시기에 당연히 사회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1636년 11월 이전 계약을 모두 무효화하고 이후 계약은 투자자가 튤립 생산자에게 계약 금액의 10%만 물어주도록 했습니다.

그래도 한동안 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영화 ‘튤립 피버’에서는 주인공 ‘소피아’의 새로운 사랑에 대한 열정이 마지막 순간 변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남편에게서 벗어나 열정적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며 거침없이 달려가던 그녀는 마지막 순간 걸음을 멈추고 뒤로 물러섭니다.


이런 그녀의 선택을 지켜본 한 등장인물은 이렇게 말합니다.

“거품은 터졌어(The bubble burst).”
마치 짧게 타올랐다가 희미해지는 인간의 감정처럼, 자본주의 초기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튤립 투기 광풍 또한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은 채 정말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습니다.



비트코인, 튤립과 비교할 만할까?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이 2017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투기적 성격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튤립 파동’에 암호화폐를 비유했습니다.

투기적 성격과 지나치게 빠른 가격 급등 때문에 이런 비유가 자주 사용될 만했습니다.


비트코인과 튤립을 비교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정도 근거를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트코인과 튤립 모두 ①기존에는 시장에 없던 ‘새로운 것’이고 ②실물 가치가 없거나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③경제적 호황과 높은 유동성이라는 시장 환경을 배경으로 투기를 통해 가치가 폭등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튤립 버블은 1609년 암스테르담에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설립되는 등 네덜란드가 금융 중심지로 각광받으면서 자본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시기에 갈 곳이 없어 찾다보니 튤립 시장에까지 미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런 부분은 최근의 세계 경제 상황과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넘치는 유동성에 따라 화폐 가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 ‘인플레이션 헤징’(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한 거래 행위)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최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결국 세계에 돈이 너무 넘쳐서 비트코인 시장에도 흘러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이외에 비트코인과 튤립의 최고 가격이 비슷했다는 점을 일부 투자자들이 한 때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튤립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가장 비쌌던 희귀 품종인 ‘황제’라는 구근은 금 가격을 참고해 오늘날 가치로 추정해보면 약 2만5000달러 정도까지 상승했는데, 비트코인이 2017년 달성했던 최고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튤립 수준 버블 아직 멀었다…양상 달라” 주장도

반대로 비트코인 시장과 튤립 시장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실제로 가격 급등락 외에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많이 나옵니다.

시대가 다른 것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튤립’과 비교하는 이들의 근거가 틀렸다는 지적 또한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튤립을 비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의 주장을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①튤립 파동은 순식간에 끝나버렸지만 비트코인 시장은 12년 이상 지속 중이고 ②가격 거품 수준도 튤립이 훨씬 심했으며 ③비트코인은 튤립처럼 운이나 노력에 따라 늘어날 수 없고 공급량이 정해져 있어 가치 저장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일단 튤립 버블은 한 번 지나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는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비트코인은 12년 이상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곤 합니다.

지난 2017년 말 가격 급등과 2018년 초 폭락 사태를 겪은 후에도 생명력을 유지하며 다시 고점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이고 있어 튤립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 비트코인의 경우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도 장기적으로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최고점이 2만5000달러로 비슷했다는 점 또한 엄밀히 따지면 틀린 분석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합니다.

금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당시 최고 희귀 품종이 오늘날의 약 2만5000달러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당시 이 품종의 가치가 숙련된 장인 1년 수입의 10배에 달했다는 기록을 참고하면 전혀 맞지 않는 추정이라는 겁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금 가격으로 현재 가치를 추정하는 방식은 부적절해 보인다”며 “비트코인 가치가 당시 튤립 최고가와 비슷해지려면 최소한 미국 평균 노동자 임금의 10배에 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튤립과 비트코인 간 차이점은 ‘가치 저장 기능’의 유무입니다.

튤립은 누가 생각하더라도 가치를 저장하고 보존하기에는 부적합한 재화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튤립은 재배를 통해 공급을 계속해서 늘릴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세계적 부호·전문가 전망도 엇갈리는 ‘비트코인 미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의 시세 전광판에 지난달 24일 오후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매경DB


비트코인의 미래가 궁금한 투자자들은 세계적 부호와 기관, 유명 투자자들이 어떤 발언을 내놓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비트코인 투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 빈도가 확실히 높아졌고,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유력 인사들 또한 많아졌습니다.

이런 발언들은 비트코인 가격을 들었다 놨다 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수준입니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수하고 투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자 비트코인 시세는 급등했습니다.

테슬라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대박’을 낸 스타 투자자 캐시 우드는 지난 3일(현지시간) 참가한 온라인 회의에서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재무제표에 넣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는 다른 미국 기업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한다면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여력은 최소 4만 달러에서 최대 4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기업들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24일 1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결제 업체 스퀘어도 지난달 1억7000만 달러(190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계정에 지난 1월 "비트코인(bitcoin)"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후 그는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수했고, 비트코인 시세는 급등했다.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세계적 금융회사들도 점점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입니다.

씨티그룹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주류에 편입하거나 투기적으로 붕괴할 티핑 포인트(변곡점)에 있다”며 “언젠가는 국제 무역을 위해 선택 가능한 통화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경우 올해 초 비트코인 투자를 공식화했습니다.


반면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경고의 메시지를 꾸준히 날리는 주요 인사들도 많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2일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지난달 25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많은 여윳돈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열풍에 현혹당하고 있다”며 “머스크보다 가진 돈이 적다면, 비트코인 투자를 조심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위험한 자산임은 물론이고 각국 정부의 견제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도 불안한 투자처라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측해 큰돈을 벌어들인 투자자이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마이클 버리 박사는 지난달 20일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 위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달러화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비트코인과 금을 짓누르려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를 밝힌 주요 인사와 기관들의 전망은 이렇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몇 번을 정리하고 뜯어봐도 확실한 건 ‘아직은 모른다’는 사실 뿐인 것 같습니다.


세계가 투기 광풍의 끝자락에 와있는지, 아니면 이제 막 시장 성장 랠리의 초중반을 시작하는 것인지 불확실한 지금, 뻔한 얘기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많은 이야기들을 잘 찾아 듣고 정보를 모아 나름의 판단을 내리려는 노력일겁니다.

최소한 이 새로운 시장에서 또 다른 ‘튤립 파동’의 피해자들이 양산되지 않기를,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가 모두의 삶을 한층 윤택하게 바꿔놓는 미래가 찾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임형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