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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40%는 무너질 것이다. 위기의 대안 '구독경제'
기사입력 2021-03-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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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 소유의 종말-1]
"큰 회사들이 단기적으로는 대비가 잘되어 있는 것 같죠? 하지만 이 위기가 1년을 넘긴다고 해봅시다.

지금 (시장에 상장된) 큰 회사들의 40%는 없어질 겁니다.

"
- 존 체임버스(John T. Chambers), 전 시스코(Cisco) 회장 -

시스코는 1987년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통신 네트워크 회사로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회사입니다.

2001년 닷컴버블 사태로 회사가 휘청거렸으나 CEO 존 체임버스의 아시아시장 진출로 다시 통신 네트워크 분야 글로벌 리더로 우뚝 솟았습니다.

체임버스는 1995년부터 약 20년간 시스코를 키우고 지켜온 존경받는 CEO입니다.


그런 그가 2020년 대기업의 40%가 망할 것이라 말한 것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반신반의했으나 점점 시장 상황을 보면서 두려움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체임버스의 말처럼 많은 대기업이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118년 역사를 가진 백화점 기업인 'JC페니'가 무너지고 200년 전통을 지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의류 브랜드 중 하나인'브룩스브러더스'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한 세기 이상 정상을 차지했던 대기업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인공위성도 구독하는 세상
이렇게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 구독 비즈니스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입니다.

그런 기업들을 마주하기에 앞서 '구독경제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 구독(購讀)이라는 단어는 '신문과 잡지 등 출판물을 정기적으로 사서 읽는다' 또는 '우유나 요구르트 등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서 마신다'라는 의미 정도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 구독이 어느덧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유튜브를 시청하면 항상 '구독'과 '좋아요'를 잊지 말고 꼭 눌러 달라고 합니다, 매일 언론에서는 구독경제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미리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경제 활동'을 구독경제라고 통칭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도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비즈니스모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위성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구독서비스를 출시하였습니다.

이들 중 가장 구독경제와 밀접한 아마존의 얘기를 잠시 해볼까 합니다.

아마존은 2004년 '아마존프라임(Amazon Prime)'이라는 구독형 멤버십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분야로 구독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버 구독서비스인 'AWS(Amazon Web Services)', 음원 스트리밍 구독서비스 '아마존뮤직(Amazon Music)' 등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구독 서비스들이죠. 그렇게 아마존은 구독경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만년 적자기업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에도 아마존의 성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른 유통 기반 기업들이 줄줄이 망해가는 상황에서 아마존은 움츠러들기는커녕 점점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죠. 2020년 팬데믹 상황에서도 주문 폭주로 인해 일손이 모자라 총 2만50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발표할 정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상황 속에서 성장하는 기업은 OTT(Over The Top ·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도 있습니다.

바로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불리는 '넷플릭스(Netflix)'입니다.

세계에서 가입자가 가장 많은 OTT 시장 최강자 넷플릭스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성장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2020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3700만명이 증가해서 누적 가입자가 2억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바로 '어벤져스' '스타워즈'등 다양한 IP를 가진 '디즈니'가 누적 가입자 9000만명을 넘기며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이야기는 구독경제와 관련해서 재밌는 이야기가 많으니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하죠.


◆위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회복탄력성
그렇다면 구독경제를 채택한 기업들은 왜 위기에 강한 것일까요? 이유는 바로 '회복탄력성'에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나 문제를 겪어도 대부분 사람은 일시적인 어려움이나 고통을 잘 이겨내고 일상에 적응합니다.

이런 적응 능력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릅니다.


구독경제는 이 회복탄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구독경제의 회복탄력성은 구독자에게 나옵니다.

구독자들은 기업에 구독료라는 선금을 지급합니다.

그것도 정해진 주기마다 반복적으로 말이죠.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구독료 때문에 구독서비스 기업에 입장에서는 위기를 대처할 금전적, 시간적인 여유가 생깁니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가 아닌 구독자라는 특정할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구독자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죠. 이런 다양한 이유로 인해 구독경제 관련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겁니다.


구독서비스 회사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록인(Lock-in)효과 입니다.

록인효과는 '소비자가 일단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이동하기 어렵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기가 이용하던 제품보다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이 나와도 기존의 제품이 주는 심리적 편리함 때문에 기존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구독경제에선 다른 비즈니스모델보다 록인효과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역시 앞서 말한 선금을 지불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구독서비스는 선금을 지불하는 만큼 소비자와 제공자 사이에 신뢰가 중요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재화를 교환하는 것이지요. 구독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와 제공자 사이 신뢰는 두터워집니다.

후발주자는 두터운 신뢰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힘듭니다.

상위 1%의 기업들이 구독경제 기반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런 선점효과에 있습니다.


구독서비스의 선점효과로 인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록인 효과로 인해 시장의 양극화와 실업률 증가 등의 생각지 못한 위험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시장의 다양한 경쟁은 피할 수 없죠. 유통, OTT, 클라우드 서버 등 미래에 주목받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경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부터 분야별로 이러한 구독서비스 경쟁의 이유와 배경, 전망 그리고 구독경제의 명암(明暗)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전호겸 연구교수]
고려대 국제거래법 석사, 상법(회사법)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고려대 회사법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및 개발, 스타트업 발굴 및 협업 등 업무를 맡았다.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세청, 검찰(서울남부지방검찰청), 서울특별시 등 다양한 기관에서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혁신경제학자 겸 구독경제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구독경제: 소유의 종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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