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맹지에 공동주택 1950세대 허가 논란…내년 3월 준공 앞두고 흉물 전락 위기

【 앵커멘트 】
공사 막바지에 다다른 아파트 입구에 진입로가 없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경기 용인시에서 조건부 허가를 내준 대단위 아파트에서 이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자칫 흉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아파트 현장을 경인총국 손세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경기 용인시청 인근에서 아파트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곳은 수천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로 공급하는 삼가2지구 현대 힐스테이트 공사현장입니다.

1950세대 규모 대단지로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입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 스탠딩 : 손세준 / 기자
- "이곳이 아파트 입구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진입로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가정집과 언덕으로 막혀 있습니다.""


단지 옆으로도 폭 16.5미터의 도로가 들어서야 하지만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상가와 건너편 주택 사이 거리는 고작 1.5미터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아파트로 진입하는 공식 도로가 없는 겁니다.

보통 도로가 없는 맹지에는 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게 일반적입니다.

게다가 토지 소유자와 소송이 진행 중인 땅에 대해 용인시는 이 공사를 2016년 유래 없는 조건부로 허가했습니다.

준공 6개월 전까지 부지 매입과 도로 개설을 마친다는 시행사의 제안에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사실상 도박을 한 겁니다.

이와 함께 용적율 200% 이하인 단지를 240% 이하로 변경해줘 당초 계획보다 233세대가 추가되면서 1000억 원대 특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명도 소송에서 패소했고, 용인시는 현재까지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남숙 / 용인시의원
- "지금 공무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어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맹지에다가 건물만 덜렁 지어놓고, 이건 행정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저기는 정말로 흉물이 되기 때문에…."

준공까지 남은 기한은 약 3개월, 도로 개설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진입로 확보에 실패하면 가스나 수도, 전기 공급도 어려워 이 아파트는 주거기능을 상실한 콘크리트 더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 의견을 물었지만 답변을 미뤘습니다.

▶ 인터뷰(☎) : 현대엔지니어링 홍보부장
- "저희는 시공사다보니까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리츠에 조금 지분이 들어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사비만 받고 빠지면 되는 거라서"

용인시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도 명확한 해결방안은 내놓지 못한 채 상황 개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경훈 / 용인시 공동주택팀장
-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소유권, 권리관계가 증명이 됐기 때문에 내준 것이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고 하고 있는 것이고요."

용인시의 행정 실패와 사업시행자의 방관 속에 모든 피해는 결국 시민 수천 명이 짋어지게 됐습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

[mksse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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