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정부가 리터당 100원 싼 값에 기름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었는데요.
최근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일반 주유소와 기름값 차이가 좁혀지며 소비자와 정유업계 모두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이유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리터당 100원, 싼 값에 기름값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정부의 알뜰주유소 사업.

시행 9년이 지난 현재 일반주유소와알뜰주유소의 기름값 차이는 20원대 수준으로 5분의 1이나 뚝 떨어졌습니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최근에는 기름값 1천200원대주유소까지 등장하며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 간 가격 차이가 아예 없는 곳들도 생겨났습니다.

▶ 스탠딩 : 이유진 / 기자
-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경유 판매 가격 또한 1천200원대로 일반주유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 초 배럴당 60달러를 오갔던 국제유가는 20달러 선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돼 일반주유소 기름값은 4월 중순을 기점으로 더욱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4월 첫째주 주유소 리터당 경유 판매가격은 39.6원 내린 1천197.8원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일반주유소의 각종 할인이나 혜택까지 더해지면 일반주유소의 기름값이 더 싼 경우도 있어 '알뜰주유소'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 고속도로 등이 운영하는 전국 알뜰주유소 개수는 1천100여 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인터뷰(☎) : 유기준 / 주유소협회장
- "해외자원 개발이라던가 석유 비축유 자원확보가 아닌 석유공사의 설립목적과 매우 동떨어진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알뜰주유소 정책을 시행한 지) 9년 정도 됐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재검토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알뜰주유소는 지난해 정유 사업자 입찰 과정에서도 두 차례나 유찰 굴욕을 당하며 정유 사업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한바 있습니다.

정부 압력으로 간신히 사업자 선정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가격 차이마저 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가가 10달러 선까지 떨어진다면 기름값이 1천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

정부가 뒷짐진 사이 '알뜰주유소'라는 명칭은 점점 더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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