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본격적인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오늘(20일)도 수많은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에서는 해외연금의 반대에도 김태한 대표가 또다시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죠.
오늘 주총에서는 어떤 안건들이 통과됐을까요?
김용갑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011년 출범 이후 첫 대표부터 이번 3년 임기까지 마치면 10년 이상 '장수 CEO'로 활동하게 됩니다.
최근 해외 주요연기금과 시민단체 등이 김태한 대표의 연임에 반대했으나, 참석주식 91.5%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사선임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보유 지분을 더하면 전체의 75%에 달하는 구조입니다.
즉, 이번 연임은 삼성 측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법적리스크를 부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김태한 대표의 연임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해 증거인멸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와 2심 재판의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준법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까지 만들어진 상황에서 김태한 대표의 연임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앞서 삼성바이오가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핵심 계약사항을 제때 공시하지 않고,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 회계상 이익을 거둔 점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유리한 합병비율을 노리고 분식회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한편,
효성 주주총회에서도 이변은 없었습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찬성률 70%의 지지를 바탕으로 조현준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효성의 지분 10%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현준 회장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한 바 있습니다.
하나금융도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원 연임시켰습니다.
재신임을 받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공급 환경이 영향을 받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원가경쟁력과 자산효율화를 강조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음 달 24일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도 반토막난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 노조측과 설전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KB손해보험 노조는 "저금리로 역마진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생보사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윤종규 회장 3연임을 위해 신한을 누르고 1위 탈환을 노린 인수냐"고 물었고,
윤종규 회장은 "미래의 부담을 상정하지 않고 입찰하진 않는다"며 "노조위원장이 경영진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이사회를 열고, 최근 라임펀드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김병철 사장은 "고객들에 끼친 손실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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