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한숨 돌린 보험업계…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 1년 연기…



【 앵커 】
요즘 보험업계만큼 우울한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심지어 업계 내부에서조차 "돈 한푼 못 벌고 까먹었다"고 할 정도로 적자 등 실적악화가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업계가 모처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요.

모처럼 보험업계에 날아든 희소식이 무엇인지 이예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보험업계의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이 2023년 도입되기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첫 계획대로라면 내년에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총 2년 미뤄진 겁니다.

실적 한파로 몸살을 앓던 보험업계가 모처럼 미소를 지었습니다.

새 회계기준이 자본 확충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년이라도 연장된 게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새 회계기준에서는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결산기별 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현재 기준금리가 0.7%로 0%대 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 회계기준은 보험업계의 어깨를 더 짓누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다보니 생명보험업계에선 새 회계기준의 전면 재검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보험산업의 건전 발전'이라는 새 회계기준 도입 취지는 십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새 회계기준이 벼랑끝에 몰려있는 보험사를 아예 벼랑으로 밀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생보업계의 주장입니다.

보험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바이백(Buy-Back, 계약 재매입)이나 공동재보험, 해외투자 등으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손해보험처럼 매년 갱신되는 형태의 상품을 낼 수 없는 생보업계의 경우 당장 시급하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한편 손보업계 재무 관계자는 외려 IFRS17이 보험업계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오게 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기계적으로 상품을 많이 팔아내는 데에만 집중했던 보험사가 새 회계기준에 대비하면서 각자 지닌 보험부채 성격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보험사들이 주력상품을 저축성 대신 보장성 보험 위주로 바꾸고, 자산운용에 더욱 관심을 갖는 등 재무구조를 강화시키는 흐름을 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IFRS17의 최종 개정 기준서는 오는 6월 공표될 예정입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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