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상 첫 사전예약 하룻만에 중단…기아차, 신형 쏘렌토에 '한걱정'

【 앵커멘트 】
현대차그룹 조직 내부에선 '웃픈' 얘기가 있는데요.
그룹내 자동차기업인 현대차는 '적자', 기아차는 '서자'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두 기업의 태생이 다르다는 점이 일차적 이유지만 그렇더라도 재계 2위의 현대차그룹에겐 달가운 얘기는 아니죠.
그런 '서자' 기아차가 올해 신형 쏘렌토를 앞세워 중대형 SUV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 실현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어 기아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진현진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달 20일, 사전 계약 첫날 계약대수만 1만8천941대.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가 현대차의 어떤 단일 차종도 다가가지 못했던 하루 사전 계약 최대 기록을 세운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기아차 내부 어디에서도 잔치 분위기는 엿볼 수 없습니다.

신형 쏘렌토가 세운 또 하나의 기록 때문.

사전 계약을 하루만에 중단한 것도 현대차·기아차 입장에서는 처음입니다.

중단 사연은 사전 계약의 64%에 해당하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이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세제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하이브리드 모델의 첫 공개 무대였던 제네바 국제 모터쇼가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면서 글로벌 데뷔도 무산됐습니다.

신형 쏘렌토는 지난 2014년 이후 기아차가 6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4세대 모델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 친환경 SUV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기아차는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계약이 언제 재개될지, 신차는 어떻게 공개할지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해졌습니다.

기아차는 기존 사전 계약 가격은 변동될 예정이며 계약자들에게는 별도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만 알린 상태입니다.

▶ 인터뷰(☎) : 기아차 대리점 관계자
- "(가격이)아직 결정이 안돼서 하이브리드 계약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

기존 사전 계약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

앞으로의 일정은 커녕 일주일이 넘도록 보상안조차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신형 쏘렌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국 지지부진하게 끄는 형국이다', '시간을 끌수록 등 돌리는 사람만 많아 질 뿐'이라는 분노 섞인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기아차를 '서자'가 아닌 진정한 '적자'의 자리로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던 신형 쏘렌토가 졸지에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입니다.

'위기 속 기회'처럼 기아차가 어떤 반전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진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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