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락장 속 판치는 공매도…금융당국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 카드' 만지작

【 앵커멘트 】
주식시장의 개인투자자, 개미들에게서 웃음기가 사라진지 오래인데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일컫어졌던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하락장 속에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을 더 울리고 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공매도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급기야 시가총액 등 상장사 규모별로 공매도 가능종목을 지정하는 홍콩식 공매도 지정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0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은 2천549억 원이었지만, 지난 달 28일 기준으로 8천35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두 달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

특히,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개인 투자자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달 28일 기준 공매도 거래대금 5천552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공매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개인 투자자는 87억 원을 거래하며 1% 수준에 그쳤습니다.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올라왔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는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홍콩은시총이 30억홍콩달러(약 4천700억원) 이상이면서 12개월 시총 회전율이 60% 이상인 종목 등을 공매도 가능종목으로 지정해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병욱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20일)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홍콩 공매도 사례를 봐서 한국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금융감독원의 입장과 금융위 간의 협의를 하고 있다고 보고 받았는데, 아직도 확정된 결과를 보고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석헌 / 금융감독원장
- "(금융위와)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은성수 / 금융위원장
- "긍정적인 것은 맞는데, 빨리는…생각해보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다만,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가 도입되면 증시 유동성이 떨어지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현재 공매도 자체가 갖고 있는 불안정성 요인도 있기 때문에 일부 종목 가운데 불안정이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거래를 제한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이러한 제한이 전체 시장으로 확대되는 경우에는 유동성에 제약을 줄 수 있고 오히려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2018년 4월, 삼성증권의 배당착오에서 비롯된 소위 '유령 주식'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공매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폐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는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편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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