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연일 강도 높은 자구책을 쏟아내고 있는 항공업계에서 구조조정 신호탄이 올랐습니다.
주식매매계약을 두 번이나 미뤘던 제주항공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스타항공을 품었습니다.
정부 지원이 연일 미뤄지는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섰습니다.
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 LCC 제주항공이 업계 5위인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천 주, 51.17%의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인수가액은 545억 원.
인수대금은 당초 지난해 18일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695억 원에서 150억 원 줄었지만, 인수 불발까지 생각한 시장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국토교통부의 LCC 추가 허가와 일본 불매 운동 등으로 지난해부터 극심한 업황 악화를 걸으며 주식매매계약도 두 차례나 연기됐기 때문.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급여 삭감과 무급 휴가 등 항공사들의 비상경영 체제로 이번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 인터뷰 : 허희영 /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우선 저도 의외라고 생각이 드는데 제주항공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거 같아요. 그동안 빠르게 성장해왔고…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본거죠. 장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인수금액이 당초보다 많이 낮아졌고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최근 항공산업을 둘러싼 위기를 극복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은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항공기 보유 수는 기존 45대에서 68대로 늘어나고, 대한항공(168대), 아시아나항공(86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시장 점유율도 20.7%로 늘어나며 21.5%의 아시아나 항공과 29.5%의 대한항공을 바짝 뒤쫒게 됩니다.
제주항공의 계획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경쟁력과 시너지를 내며 살아남을 수 있을지,
남은 LCC들의 경영난이 더욱 악화되지는 않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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