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꼭 121년전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자본을 받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사명만 따져보면 대한민국의 은행인데요.
하지만 고객들을 '봉'으로 판단한 것인지 요즘 터져나오는 우리은행 관련 사건사고들을 보면 사명을 바꿔야 할 듯 합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끼친 D
LF사태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객 비밀번호 도용'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까지 불거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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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사태로 중징계가 내려진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이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바로 이듬해인 2018년 발생한 사건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금융 이사회는 "징계 최종통보까지는 손태승 회장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우리은행 직원들은 지난 2018년 고객 2만3천여 명의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했습니다.
내부 감사를 통해 금융감독원까지 보고가 됐지만, 정작 2년 가까이 고객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우리은행 고객센터
- "영업점 직원들이 (비밀번호를) 변경한 건에 대해 별도로 (고객들에게) 공지가 될 지 안될 지 여부는 바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고요."
우리은행 측은 일부 직원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으며, 정보 유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우리은행 고객센터
- "영업점 실적때문에 그런 것 같기는 한데요. 일단 그것만 저희가 공지를 받은 내용은 그런 내용이 있었다는 것과 실적때문에 변경했다는 내용, 어떤 정보를 유출해서 그런 건 아니고요. "
실적에 눈이 멀어 고객의 비밀번호까지 손을 대면서 우리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은 상황.
▶ 인터뷰(☎) : 박나영 / 금융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
- "암묵적으로 공공연하게 했던 일이기 때문에 내부통제 시스템 당연히 문제가 있는 거고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거든요. 금융산업이 신뢰산업이잖아요. 믿고 돈을 맡겨야 되는 거잖아요. "
대한민국의 은행인 우리은행은 국민적 불신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우리은행의 현 경영진들이 국민적 신뢰를 되찾기 위한 결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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